연구서가 감동적인 경우는 잘 없는데, 그러고보면 인류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인 듯하다. 제인 구달에 대한 자서전을 읽은 후에 호기심이 증폭해서 이렇게 연구서까지 읽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각주와 어려운 개념들이 주렁주렁 달린 연구서라기보다는 하나의 다큐멘터리이다. 그래서 흥미롭고 재밌다. 적어도 나는 진화생물학과 문화유물론에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침팬지의 생활에 대한 이 연구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의 사회적 서열 다툼이나 유아기-유년기-사춘기 그리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과정에 대한 설명 등은 그들의 생태와 습성, 생활사를 속속들이 알게 해 준다. 부록으로 실려 있는 성장단계, 얼굴 표정과 소리, 무기 사용, 식성, 그리고 인간 행동과의 비교 역시 훌륭했다. 참고문헌도 잘 짜여져 있으므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여하튼, 멋진 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