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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의 북한학 ㅣ 당대총서 6
강정구 / 당대 / 1996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사숙하는 강정구 교수님의 책이다. 96년도 당시에는 진보적인 통일론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니 오늘날의 통일운동에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많다. 우선, 북한을 일반적인 사회주의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 내적 동력에 의해 유지되는 국가체제로 본 점,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자기모순적이고 반이성적인 근대화 과정의 극복으로서 통일의 문제를 바라본 점, 그리고 그 당시까지의 북한에 대한 남한의 인식을 크게 보정해줬다는 점 등이 있겠다. 즉, 북한사회의 연구방법론을 올바르게 놓아준 역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민족중심적인 시각으로 통일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오늘날에도 더러 이야기되듯이 좀 재고해봐야할 점도 있다고 본다. 그것은 당위적인 통일논리 자체의 한계도 있겠으며, 또 김정일 주석 사후에 붕괴될 것이라 생각했던 북한 사회가 여전히 그 체제를 굳게 고수하고 있어서 통일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복잡해졌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여하튼, 이 책은 통일문제와 북한학을 논의하는데 매우 중요한 필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