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의 딸들, 한국 여성의 반쪽짜리 계보학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3
백문임 지음 / 책세상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책세상 문고 씨리즈에 대해서 칭찬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10권은 넘게 읽어본 것 같은데, 대부분 짧은 지면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었다. 이 책 역시 재미있게 읽었다. 대중물에 나타난 여성의 이미지를 통해서 한국 여성의 계보학을 만들어본다는 시도 자체가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딱히 기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이견도 있었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밝혀두고 싶은 것은 대중매체 자체가 여성의 이미지상을 자꾸 근대적인 것으로 머무르게 하는 이데올로기적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도 다뤘었으면 했다는 점이다. 페미니즘이 정말 자체 내의 담론을 넘어 실천을 가질려면 노동운동이 그런 것처럼 그 영역 내에서 코드화된 힘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담론은 담론으로만 머물고, 끊임없이 기존의 여성상을 재생산하는 미디어나 매체에 의해 담론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계보학의 전략적인 측면도 다뤘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변혁을 위한 계보 연구였을테니까. 더군다나 푸코의 계보학을 생각하면 더욱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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