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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욕망하는 것들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0
김영진 지음 / 책세상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관심사는 영화 자체라기 보다는 영화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상이나 사회문화적 맥락이 표현되는 방식이다. 물론 이런 것은 내가 영화를 직접 전공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으로 영화를 나의 전공(사회학)에 응용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 김영진씨의 글은 '씨네21'이나 '필름2.0'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의 오래된 글들에 대한 기억도 있고 요즘 것들에 대한 기억도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영화를 기초에 입각해서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실력은 안되며, 기초를 배우는 것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 역시 개념이나 영화에 대해서 배우는 입장으로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거짓말'이나 홍상수 영화에 대한 분석에 대해서는 좀 다른 입장이다. 그러나 그것을 여기서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글은 서평일 뿐이고, 또 해석도 다원적인 기준이나 잣대가 있으니까. 그러나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예술영화와 장르영화의 경계에 대한 그의 설명이었다. 즉, '예술영화의 형식은 스타일만으로 장르영화와 경계지으려는 형식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리얼리즘을 향한 욕망에서 동기화된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참 동감한다. 이것이 적어도 내가 보는 한에서 (예술주의 감독의) 영화가 욕망하는 것이고, 그렇게 외화된 영화 속의 욕망이 우리에게 해석되는 방식이다. 리얼리즘 때문에 영화는 자기-초월적인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