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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ㅣ 한길로로로 47
요헨 키르히호프 지음, 강영계 옮김 / 한길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쿠자누스, 파라켈수스를 넘어서 브루노로 나아가는 르네상스 철학의 단면을 보여준다. 무한한 세계 속에서 정신과 자연의 통일, 그리고 개체의 해방을 보여주는 그 사상 말이다. 사실 철학사 자체가 대체로 인물로 구성되고 소개되다보니 서양철학사에서 사유의 대립과 조화 그리고 지양과정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피노자를 공부하다가 브루노를 알게 되었다. 아마 강영계 교수님도 그런 것 같았다. 그 분은 '에티카'와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를 모두 번역했다. 그래서 브루노-스피노자의 사유세계의 유사함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 책을 읽었다. 물론 브루노는 미니마(minima) 내지 단자(monad)를 강조하는 점에서 라이프니츠와 가깝다. 그러나, 세계를 생명력으로 가득찬 신-세계로 이해하는 점은 범신론과 가까우며, 그래서 스피노자에 닮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철학사의 맥락을 맞춰보는 것도 브루노를 읽는 한 방법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