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성정치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8
한서설아 지음 / 책세상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석사 논문을 기초로 쓰여진 글 같다. 그러나 매력적인 주제를 매력적으로 풀어나간 점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외모와 몸이 사회적 불평등의 정당화 이데올로기에 근거되고 있음은 중요한 지적이다. 지난날 여성의 역사에서도 그것은 증명되는데, 지금의 외모 관리는 그런 지배 이데올로기의 정당화 메커니즘이라는 주장을 하는 저자의 입장에 공감한다. 다이어트 역시 여성이 주체적으로 행하는 개인적 성격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남성들의 시선과 욕망, 그리고 사회적 억압과 여성으로서의 적응과 인정의 차원으로서 이해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더불어 저자는 마른 몸이 건강한 몸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적 논리도 이런 지배 체제를 뒷받침하는데 쓰이므로 과학 역시 사회적 지배 담론에 영향받는 요소임을 잘 지적해주고 있다. 이런 일상의 검열과 규율화가 근대적인 여성을 곧 복종적 여성으로 규정하며 그런 과정에서 구조를 은폐하고 개인의 선택만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금의 이런 다이어트 열풍과 외적인 아름다움으로 여성에게 사회적 존중과 사랑의 기준을 만들려는 차별적 열병이 극복되는 것이 결국 여성학의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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