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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 - 우리 시대 일상 속 시각 문화 읽기
강홍구 지음 / 황금가지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것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문화적 코드를 읽는 담론도 아니고, 그냥 우리가 주변에서 스쳐지나 가게 되는 것들을 책으로 잡아둔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생각을 토막토막 적어 놓았다. 그의 소재들은 정말 다양한데, 전신주 광고, 스티커 사진, 이동 전화기와 배낭 장식, 붕어빵, 신발, 옥상, 인도의 의자들, 이발소 그림, 가로수, 묘지, 만국기, 운동장.....무수히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보면서 놀랐던 것은 바로 이 소재들이었다. 물론 저자의 단상들도 읽을만 했지만, 이런 소재들이 우리들의 주변에, 아니 어쩌면 중심에 널려 있으면서도 우리들은 왜 여기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인지 신기했다.
일상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관념 속의 아름다움과 진지함보다 더 아름답고 진지한 것인지 모른다. 이 미시적 영역에 우리의 권력과 욕망, 또 거대담론과 자본을 내려앉히지만, 그런 것들을 다 받아내면서도 더 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일생의 공간이다. 흥미롭다. 일상에서 살지만 기억되는 것은 아주 비일상적인 것들이고, 우리들의 미래와 꿈도 그런 비일상에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