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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바꿔! - 박이문 사회문화 비평 칼럼집
박이문 지음 / 민음사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박이문 선생님은 유명하신 분이고,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노학자의 사상은 갈수록 (좋은 의미에서) 단순해진다 하더라도, 깊이까지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솔직히 겉표지에 소개된 것보다는 함량이 미달되는 책이다. 사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 급진적인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듯 하지만, 실상 책 안에는 현실파악이나 대안이 부실하다. 예를 하나씩만 든다면, BK21에 관해서 쓴 글은 현실파악이 부족하고, 영어공용화론에 대해서는 대안이 부족하다. (영어공용화론은 복거일의 주장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인데, 너무 미적지근하다. 나는 영어공용화론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
그런데, 미적지근하나마 비판을 한다면 왜 비판이 가능하며 그럼 대안은 무엇인지를 밝혀야했을 것이다. 그 글에는 그것이 부족하다). 누구나 사회의 문제는 잘 알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말하는 교육, 문화, 정치의 문제는 오랫동안 고질병이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해결방안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해결방안이 제목에 비해서는 너무 초라하다. 너무 간단하다. 한마디로 이상적이고 희망에 차 있다. 저자의 칼날이 왜 무딘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이 칼로는 썩은 부분을 도려낼 수 없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