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와 모더니티 - 사회와 철학 2
사회와철학 연구회 지음 / 이학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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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이와 같은 제목과 저자의 책은 실망감을 안겨준 경험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 밀도가 아주 뛰어나다. 책 제목에 걸맞는 논문들을 정연하게 묶어 놓은 것인데, 갖추어야 할 형식을 다 갖추고 있으며 그 완성도도 아주 높은 글들이 많다. 나는 김선욱, 문성훈, 고미숙의 글을 재밌게 읽었다. 일단 김선욱은 한나 아렌트의 정치에 대한 이해가 기존의 도덕적 판단에 따른 접근에서 벗어나 칸트와 하버마스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칸트의 판단이론을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적 합리성과 연계시키고 있다. 문성훈은 악셀 호네트와의 대담을 비롯하여 두 개의 글을 썼다.

나는 자유를 실현하는 규범적 기획으로 현대성을 규정하고 있는 논문에 대해서 주목했다. 그 글은 사회적 질서와 자아 형성의 차원에서 자유 개념을 발전시킨 칸트와 니체에게서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그 한계가 아도르노와 하버마스, 푸코로 이어지면서 어떤 발전과정을 겪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고미숙의 글은 한국 문학사에서 근대 계몽기를 접근할 때 흔히 전제되었던 '내적 발전'이라는 환상을 벗어나야지 근대 계몽기의 특이성이 발견될 수 있다고 강변한다. 이 책을 펴낸 사회와 철학 연구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좋은 책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그 시리즈 역시 꾸준히 간행되고 있으니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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