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과 진단 - 문학 삶 그리고 철학
질 들뢰즈 지음, 김현수 옮김 / 인간사랑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들뢰즈의 유작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된 이 책을 새삼 다시 읽었다. 그러고보니, 이제 <차이와 반복>만 번역된다면, 들뢰즈의 책 가운데 중요한 것들은 다 읽어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들뢰즈가 1970년부터 1992년 사이 발표한 시론 8편과 미발표 시론 8편을 묶어 펴낸 텍스트집이다.

들뢰즈가 익히 주목했던 니체, 칸트, 마조흐, 카프카 등이 짧은 글들로 다뤄져 있으며, 이와 더불어, 휘트먼, 루이스 캐럴, 스피노자, 베케트, 알프레 자리, T. E. 로렌스 등에 관한 글도 있다. 들뢰즈를 읽을 수록 그의 개념이 다시금 어려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가 재조명하는 인물들을 다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피노자에 관한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스피노자를 때때로 읽는데, 들뢰즈의 68년 박사학위 부논문이 보여주는 스피노자에 대한 해석은 정말 탁월하다고 본다. 그래서, 들뢰즈가 쓰는 스피노자에 관한 모든 글에 관심이 많다) 스피노자 이외에도, 니체, 칸트에 관한 글도 재미있었다. 그가 출판했던 니체와 칸트에 대한 단행본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아주 촘촘하게 만들어져 있는 '저작목록'이다. 들뢰즈가 쓴 모든 글 뿐만이 아니라, 비디오 녹화물, 편집했거나 감수한 출판물, 뱅센느 대학에서 지도한 박사학위논문, 그리고 그가 서명한 호소문과 청원서를 다 훑어볼 수 있었던 것은 기쁨 그 자체였다. 여하튼 여러모로 들뢰즈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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