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여 잘 있거라
루스 밀크맨 지음, 이종인 옮김 / 황금가지 / 1998년 6월
평점 :
절판


지금은 대학생이지만, 나는 곧 노동시장에 진입을 할 것이다. 블루칼라건 화이트칼라건 노동력을 팔아 먹으며 그닥그닥을 살아갈테지. 그리고, 뻔한 인생이 되는...정말 그런 건가? 그게 다인가? 밀크맨의 책을 다 읽고나면 이런 생각을 버릴 수 없다. 2차 노동시장은 물론이거니와 1차 노동시장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지금의 시대. 우리가 우리의 의미를 둘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일찍이 노동은 자아를 외화시키고, 자신의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노동은 과연 그런가? 현장에서, 혹은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이 비참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하곤 한다.

지난 2000년에도 D 회사가 1700명을 동시에 정리해고 했었지. 그 때도 들었다. 그 회사에서 20년을 넘게 일했는데,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도대체 20년을 노동해서 이루어낸 노동의 의미는 무엇인가? 애초에 노동은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였는데 지금의 노동은 정말 고되고 지루한, 그래서 틈만 나면 바깥으로 도망가고 싶은 그런 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런 노동조차도 정리해고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안타까운 세상. 밀크맨의 책은 그런 된서리를 맞으며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시대의 평범한 노동자들을 다룬다. 어떤 이는 울지도 모를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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