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는 내가 인류학에 잠시 관심이 생겼을 때 인터넷으로 구입하게 된 책이다. 당시 나는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를 읽으면서 인류학 특유의 흥미에 상당히 매료되었었다. 여러분들도 마빈 해리스의 위 책을 읽으면 정말 흥미를 느낄 것이다. 웬만한 소설보다 더 재밌으면서도 문화인류학, 생태인류학 특유의 설득력이 과학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시종 물질적 하부구조가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마르크스의 말을 뇌까렸다. (여기에 대해서 더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학술적으로 접근해보고 싶다면 마빈 해리스의 두꺼운 이론서인 '문화유물론'을 읽어보시라. 지금은 비록 절판이 되어 구하기 어렵지만, 정말 읽어볼만한 책이다)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는 정말 문화인류학에 대한 계속된 호기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던 책이다. 믿으실지는 몰라도 시내 한 복판에 있는 '롯데리아'에 앉아서 이 책을 다 읽었었다. 한 번 읽으니 끝까지 다 읽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여하튼 이 책에는 문화인류학 전문가들이 스스로 전문가라 불리기 위해서 겪는 참여조사를 통해서 여러 부족과 소수민족 사이의 생활을 우리나라의 한국문화인류학회에서 번역하고 펴낸 책이다. 사실 학문의 깊이가 얕아서 아직 본격적으로 이러한 참여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한 우리나라의 실정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러나 내용 가운데에서 모계제와 부계제 부분에서는 김용옥의 '여자란 무엇인가?'에서 나오는 인류학에서 모권의 문제가 다시 떠오르기도 했고(본문 여러 곳에서 나오지만 160쪽 이하 레드클리프-브라운의 글에서 집중적으로 나온다), 서구의 신체와 이성의 이분법에 대한 반성이 부분적으로 내 마음을 잡기도 했다. 여하튼 학부생들이 문화인류학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