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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낮은 숨결 ㅣ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8
이인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문학을 좋아한다. 비록 다른 전공의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인문학의 많은 분야는 문학을 훑고 지나가는 것 같다. 나의 전공 분야도 이런 의미에서 문학에 몸을 뉘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집을 많이 읽지만, 나와 비슷한 배경을 가지는 듯한 몇몇 소설도 읽었었다. 백민석과 이인성의 경우가 그랬는데, 이인성은 참 운좋게 만난 경우였다. 백민석의 경우야 젊고 얼마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인성은 김현 선생님이나 연극과 같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인성의 소설은 낮고 깊다. 백민석처럼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경우도 있으나, 이상하게 나즈막하다. 그래서 자꾸 읽고 싶어진다. 대체로 이런 분위기는 구체적이고 잔잔한 1인칭 소설에서 느끼는 것인데, 이인성의 소설의 경우는 구체적이지 않다. 그런데, 나즈막하다. 그의 소설을 해체하고 분석하기엔 워낙 역량이 부족하지만, 어쨌든 거듭 읽어볼 생각이다. 언젠가는 그가 말하는 내용의 심연에 닿을 수 있겠지. 그 바닥 언저리에 내 나즈막함을 두고 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