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맑은 물살 창비시선 137
곽재구 지음 / 창비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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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시집은 읽을 때마다 베시시 웃음이 나온다. 수석가게 아낙, 원산 여자, 혁화공 정씨, 지실댁 등 따뜻하게, 그러나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인물들을 담아내는 그의 시. 잊을 수가 없고, 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어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분홍산, 황룡장터, 백산에 올라서면, 광주로 가는 길 등의 시들은 내 앞에 있는 것처럼, 또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풍경들을 담아낸다.

때로는 모진 비판도, 때로는 따스한 묘사로, 또 보이지 않는 슬픔도 보여주는 곽재구의 시. 그는 자연을 말하고, 또 시간의 먼지를 닦아내어 우리가 잘 보지 못하고, 혹은 잊어버린 것들을 맑은 눈으로 보여준다. 투명한 그의 시는, 그래서, 지겹지가 않다. 그의 시가 살아 숨쉬는 시간들 속에서, 나는 감응한다.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깊이를 감응한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투명한 그 공간 속에서, 또 어떤 의미를 담아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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