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1991년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들의 당선 작품집이다. 옛날에 시를 곧잘 쓴다고 혼자 부산을 떨 때 구입했던 선집이다. 그러나 이젠 그 시절도 추억인가보다. 당시에는 이들을 시를 읽고 또 합평회를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었는데, 이젠 그런 습관들이 낯설다. 다만, 이 시집을 다시 들여다보니 예전처럼, 그렇게 잘 쓴 시는 보이지 않는다. 시에서 멀어지면서 시를 보는 눈까지 멀었는지 모르겠지만, 젊은 시인들의 상상세계는 아직 거칠다. 그래서 나는 묻는다. 너는 이제 무엇인가? 얼마전 신경림이 묶은 모 출판사의 시선집이 나왔다. 그 후기에 이렇게 적혔었지. 정확하진 않지만, 그는 시가 언젠 주류였을 때가 있었느냐는 뉘앙스로 말했다. 70년대에도 시집에 인세를 받는다는 것은 거의 없었던 일이라며. 거리에는 시인들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