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흰 뱀을 찾아서 - 1993 제1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남상순 지음 / 민음사 / 1993년 6월
평점 :
절판
17회 민음사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이 책은 유년시절, 그러니까 민족상잔의 아픔을 등에 업고 있는, 그 세대 유년시절을 투명하게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가 많이 생각이 났는데, 아마도 성장기의 소설이나 어린 화자가 등장하는 소설이 같은 분위기를 가지기 때문이리라. 사실 어느 정도의 문장력만 있다면 이런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에 부담없이 다가온다. 마치 친구가 자신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듣는이를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문학의 시작은 그런 것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옛날에 시를 썼을 때, 선배는 나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네 시는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에, 다가가기가 어렵다고. 시는 체험에서 나와야 한다고. 아니 적어도 그렇게 씌어졌다면, 읽혀지지 않는 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나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면, 적어도 소수의 사람들일지라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재미있게 이해해줄 사람이 있을 것이므로. '흰뱀을 찾아서'는 그런 소설이다. 귀기울여 들어보고 싶은 너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