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생각 1
박광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이제는 광수생각의 열풍이 잠잠해졌지만, 나는 내 책장 한 켠에 꼽혀있던 박광수의 광수생각을 다시 꺼내들어, 서평을 써보고자 한다. 광수생각은 누가 뭐래도 재미있다. 그 반전이 매력적이다. 심플한 만화컷으로 일상의 유머를 잘 잡아내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곧잘 진지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그의 책을 던져버리지 못한다. 가슴 시린 사랑의 기억이나, 부모님, 우정 등등 마치 '좋은 생각'을 읽는 것처럼, 우리에게 미덕으로 각인되어 있는 단어들을 그는 하나씩 풀어낸다. 그것은 그의 만화의 장점이다. 그리고 이 장점이 잘 어필되어 그는 소위 인기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만화는 너무 많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왜 조선일보에 연재되는지 누가 시비를 걸 수도 있다. 또한 너무 첨예한 이익집단의 문제에 대해서, 과도하게 순박한 내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번 의료사태에 대한 그의 만화가 그랬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진지함의 깊이는 한계를 가진다. 물론, 그 진지함이 너무 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만화니까. 그것도 몇 컷으로 제한되는 짧은 분량의 만화이니까.

그래도 나는 광수생각을 좋아한다. 그의 캐릭터가 좀 더 성숙하고 지속적인 미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우리가 영원히 지니고 있어야 할 가치인지를 좀 더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그의 만화 속에 더 설득력있는 철학적 깊이가 묻어난다면 훨씬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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