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인
알베르 까뮈 지음 / 청하 / 1993년 11월
평점 :
품절


까뮈는 중고등학교 시절 한번쯤 마주치게 되는 작가이리라. 적어도 나의 고등학교를 지배했던 세 명의 작가가 있다면, 사르트르, 까뮈, 그리고 사강('슬픔이여 안녕'의 바로 그 작가)이었다. 특히, 사르트르와 까뮈는 조금만 급진적인 초보 좌파들에게는 쉽게 마음을 휩쓸어버리는 힘이 있다. 물론, 전후 유럽의 지식인들이 자신의 이성 개념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 일어났던 실존주의의 조류는 당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것이 바로 포스트 모던의 경첩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르트르의 개념 가운데, 앙가쥬망(참여)을 비판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물론, 그들의 이상이 쓸만한 결절점을 낳진 못했지만. 까뮈는 사르트르와 절친한 친구로 있으면서, 그리고 그와 결별하면서 우리에게 기억된다. 그들의 관계의 변화는 당시 유럽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작은 상징이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지프의 신화'보다는 이 책을 추천한다. '반항'이라는 개념은 바로 실존주의의 모토이자, 부조리 개념의 극대화이기 때문이다.

연출가이자, 배우, 작가로서 까뮈의 정신에 대해서 나는 존경한다. 역사는 그 치열했던 실존주의의 시대를 이젠 과거로 묻어 버렸지만, 그들의 논쟁은 기억에 남아있다. B급 좌파? 한국 사회에도 이제 실존주의가 제대로 한번 논의될만 한 것 같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사회에 받아들여보자. 자, 그렇다면 이 책부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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