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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철학의 흐름 - 학술총서 16
박정호 외 지음 / 동녘 / 1996년 8월
평점 :
'현대철학의 흐름'. 이 책이 나온지도 이제 꽤 시간이 흐른 것 같다. 내가 대학교 초년생 때 읽었었으니까. 그러나 당시만 해도 나는 철학과에 갓 입학한 새내기로, 그 광대한 철학사 공부에 참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인문학은 여러 의미 영역들을 다 다뤄보고, 그 한층한층을 잘 꿰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히 다독과 정독이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초반에는 상당히 애를 먹었다. 그래서 대학교 1,2 학년 때에는 접하기 쉬운 여러 책들을 많이 읽으려고 하였다. 이 책 역시 그때 서점에서 만났다.
제목이 현대철학의 흐름이고, 또 쟁쟁한 집필진들이 각각의 전공파트만을 확실하게 다뤄주고 있기 때문에, 해당 철학자의 사유의 정수는 알 수 없다 하더라도, 누가 물었을때, 혹은 강의 중에 여기서 읽은 철학자의 이름이 나왔을때, 대충의 감의 잡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보통 현대철학을 논하라고 하면 워낙 많은 분야들이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기 쉬운데, 이 책은 현상학과 해석학, 비판이론, 분석철학,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라는 현대철학의 주요 흐름을 잘 압축해놓고 있다는 점에서 믿음이 갔다.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메를로 퐁티나 리쾨르, 그리고 로티나 일련의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기 때문에, 이제 이 책은 다소 빈약한 감도 없지 않지만, 빠른 시간에 그들 사유의 밑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이라면 여전히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