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층이란 무엇인가'는 그 시작이 너무 겸손하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60년부터 동대학 사회학과 교수로 있었던 저자에게 그것은 외려 이상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책은 현재 다수 출간되어 있는 사회계층, 혹은 사회계급에 관한 두꺼운 양장본 서적들과는 다른 내용과 특징들이 있다. 그것은 이 책이 다른 연구들보다 비교적 더 오래된 것이라는 점에서 회소가치가 있고, 3장에서 기능주의 계층론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계급을 기능주의적 입장에서 접근하려는 분에게는 참고할만 할 것이다. 데이비스-무어의 이론과 그에 대한 튜민의 비판은 계층론에 있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고전적 논쟁이기 때문이다. 비록 저자의 논평은 짧지만, 그 요약과 정리는 충실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4, 5장에는 一代萬石과 三代百石으로 풀이해본 한국의 계층 및 사회적 지위가 소개되어 있고, 또 농촌사회 신분의 구조적 변이에 대해서 개괄하고 있다. 아울러 6장에서는 톡특하게 동남아의 여러 사회계층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것에까지 관심은 없었으나, 심층적으로 공부하실 분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7장에서는 데이비스-무어에 비판했던 튜민의 푸에르토리코 사회계급론을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으로 봐서는 이것이 저자의 관점과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그리고 책 나머지 부분에는 實學을 통해 본 사회학적 주제와 그 직업관을 다루고 있으며, 부록과 같은 형식으로 한국사회계층론 40년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읽기 편하면서 사회계층의 특별한 한 부분을 짚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은 읽어볼만 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