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의 시집에 대해서는 이 시집 뒤에 붙은 김현의 평이 정확하다. 무거움과 가벼움. 그렇다. 그는 이것이 교차되는 과정을 현대의 물상화된 공간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워즈워드 같은 일곱색 간지러운 삼각팬티'와 같은 풍자와 조롱이 등장하기도 한다. 고상함은 얼마나 일상적일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나에게 이런 시는 유쾌하지 못하다. 스스로가 얼마나 더렵혀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되기 때문이랄까? 자신의 시의 몸뚱아리를 깨끗하게 닦아야 하는 시인은 그래서 더 슬프다. 구구절절한 세계 속에서 어떻게든 박리되어 나오는 심상을 다시 그 속으로 집어넣어야 하는 작업과 같이, 오규원은 두 개의 세계 속에서 길항한다. 그러나, 그것은 시인의 마음 속의 두 세계인지, 본디 그러한 두 세계인지, 아니면 한 세계 속의 두 양태인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이것을 판별해나가는 과정이 시인의 시작업이라 생각된다. 이질적인 세계들이 이곳엔 너무나 많아 모두다 이해하고 넘어가기조차 힘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