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혁명 - 자유의 공간을 향한 욕망의 미시정치학 푸른숲 필로소피아 5
펠릭스 가타리 지음 / 푸른숲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펠릭스 가타리는 들뢰즈와 함께 공저를 여러 권 내었었고, 독자적인 연구도 상당한 깊이를 지니고 있는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이다. 사실 국내에서는 들뢰즈가 워낙 부각되어 소개되었기 때문에 가타리의 정치적인 이론틀은 상대적으로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이나 네그리와의 공저 등을 통해서 볼때, 그는 마치 빌헬름 라이히의 모습을 한 유령같다. 아니, '안티 오이디푸스'나 '천 개의 고원'을 통해서 개진되었던 주장들에서 가타리의 목소리를 온전히 가려내는 작업을 한다면 가타리의 영향력과 타당성은 그 이상일 것이다. 권력을, 생산하는 욕망의 미시적이고 분자적인 움직음 통해서 파괴하고 탈주하자는 내용은 마르크시즘보다 더 마르크스적이고, 푸코보다 더 푸코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지 몰라도, 계급 개념이 무너진 지금, 자본주의 사회를 횡단하는 작업은 가타리의 주장에서는 상당히 가능해 보인다. 즉, 이행으로서 코뮤니즘의 새로운 방법이 가타리의 이론틀이 아닐까 싶다. 물론 횡당선에 있어서 의미와 내용, 방향에 관한 문제는 다소 부족해보이지만, 개인의 역능을 통한 해방된 세계의 구성은 가타리를 이론을 통해 이해하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공저에서 그랬듯이, 워낙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있어 주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누가 들뢰즈의 저작을 씹을수록 맛이 나는 누룽지와 같다고 한 것처럼, 실천적인 구체성만 수반된다면 가타리의 저작 역시 상당히 매혹적이리라. 아직까지 가타리에 대해서는 연구논문이나 해설서가 없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성과물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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