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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입문 - 철학사상총서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 문예출판사 / 1994년 9월
평점 :
절판
하이데거는 굳이 여기서 말하지 않더라도 많은 전문 연구가들이 연구를 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서양철학사 가운데서, 칸트나 헤겔만큼 많은 전공자들이 있다. 그들이 하이데거의 철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하이데거 철학의 특징은 스스로 탐구하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를 즐기며, 사소한 개념에 대해서도 개념사를 아우르는 박식함과 깊이있는 공부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는 점이다. 물론 하이데거의 대표작은 '존재와 시간'이라는 점에 이의가 없지만, 나는 이 책을 더 좋아한다. '존재와 시간'은 워낙 방대하고 어렵다.
그러나, '형이상학 입문'은 하이데거의 문제의식과 연구특징이 대체로 잘 드러나면서도 쉽다. 즉, 1장에서 형이상학의 근본물음을 제기한 후에 비전공자도 알 수 있을 질문들을 제기하며 친절하게 책 속으로 흡입되게 한다. 그리고 2장에서는 '있음'의 단어와 문법을 희랍어를 꼼꼼히 살피며 그 기원과 본질에 관해서 질문한다. 그리고 '있음과 됨', '있음과 가상', '있음과 생각', '있음과 당위'에로 문제틀을 확장하여 논의를 개진한다. 누구든지 문체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존재' 혹은 '있음'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파르메니데스의 단편들을 중간중간 인용하는 것 등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을 좋아한다. 하나의 개념사를 통해 철학을 이해하는 그 방법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하이데거의 생각들을 쉽게 이해하면서, 그리고 어느정도 동의하면서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하이데거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실 분이라면, 이 책을 먼저 읽은 후 다른 주저를 읽으면 도움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