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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의 상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지음 / 문예출판사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덕의 상실>은 이미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자유주의-공동체주의의 논쟁으로 유명한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의 책이다. 그리고 공동체주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계명대 이진우 선생이 번역했기에 또한 유명하다. 매킨타이어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간명하다.
그는 개인의 차원에서는 '나에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심미적 주관주의로 그리고 사회의 차원에서는 '성공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관료제적 합리주의로 양극화된 현대 서양사회는 일종의 '유령적 자아'를 산출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그는 아리스토텔레스로 대변되는 서양전통의 德 개념에 대한 반성을 한다. 그리고는 모든 도덕적 어휘들이 궁극적으로 개인들의 주관적 의지와 기호로 환원되어 있음을 도덕적 다원주의로 규정하면서 덕에 관한 도덕적 체계가 상실된 이후(after)의 상태를 역사학, 사회학 등을 포함하는 학제간 연구의 형태로 분석한다.
또한 서양의 개인주의로 타락한 현대의 '덕의 상실(after virtue)'을 비판하면서 서양의 전통을 설화적으로 재구성한다. 즉,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매킨타이어는 '우리는 과연 어떤 인간이기를 원하는가?'를 묻는다. 또한 그것은 '우리는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가?'와 같은 존재-당위론적 물음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서양의 지적 전통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있어야 한다. 매우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컨데, 정의주의(emotivism, 32쪽)나, 콰인(131쪽), 니체와 아리스토텔레스(166쪽 이하)는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이 책을 토대로 여기서 제시되는 여러 이야기들을 잘 음미해본다면 자유주의-공동체주의의 논쟁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물음은 민주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숙고 그 자체이다. 흔히 서양보다 질서와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우리는 비판받는다. 이 책을 통해 그에 대해 한 번 생각해봄이 어떻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