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상의학의 탄생
미셸 푸꼬 지음 / 인간사랑 / 1996년 10월
평점 :
품절
시키고(165p 및 265p), 의학의 언표장 아넹서 징후와 증상이 동일시되는 과정들(172p)은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이나, <감시와 처벌>, <담론의 질서> 등과 같은 저작들을 충분히 숙지해야 이해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난해한 감도 없지 않으나, 의학적 장이 형성되는 조작원리(179p)를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임상의학 논의의 중심인 '가시성과 발화'(204p)나, 자리와 질병(238p)의 문제가 흥미로웠는데, 생명-죽음-질병의 삼위체(264p)가 짜여지는 스크럼이 하나의 자리(lieu)를 통해 관계하는 점은 후기구조주의에서 위상수학적 관계가 활용되는 관계와 같기 때문이다. 결국, '시체'에서 임상의학의 담화구성 노력은 드러나며(318p), 그 의학적 시선에 대한 고고학적인푸코의 '임상의학의 탄생'은 의학적 담화(18p)와 그 담화분석을 토대로 한다.
프랑스의 사유가 그렇듯이 푸코는 그가 본고에서 실증적인 분과학문으로서 택한 대상인 임상의학을, 18C와 19C로 구분해서(48p) 왕립의학회 구성(69p) 및 '정상성'에 대한 규정(77p), 그리고 병원의 역할과 설립을 둘러싼 정치적인 협상들(92p)을 통해 임상의학의 탄생과정의 이데올로기와 그 담론형성의 과정(103p)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의학 전공자들 수준의 실증적인 서술은 '임상의학의 형성 및 그 담론형성사'라고 이름붙여도 좋을만큼 프랑스 임상의학의 세부적인 구성과정을 보여주면서 틈틈이 푸코의 논의를 드러내는 시선의 섬뜩함이 돋보인다.
증상과 징후를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와 중첩 분석, 즉 담화형성의 규칙성을 본고를 통해 푸코는 치밀하게 드러냈다. 더군다나 사회경제사적 권력의지의 일환으로 질병의 정치학을 논의하는 지점(344p)은 그의 대가다운 면모를 드러낸다. 18C 병원에서부터 열병과 염증으로 대변되는 브루세의 의학혁명까지, 푸코는 질병의 공간이 인간 신체의 공간과 일치되는 또 한 차원의 언설들을 훌륭하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