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조각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는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큐비즘(Cubism 입체주의)을 발전시키며 20세기 현대 미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그림은 주로 견고한 구성, 낮은 채도, 고요하고 명상적인 정물화로, 형태, 색채, 구성의 실험을 통해 사물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으며, 전통적인 미술 기법을 넘어선 새로운 예술적 접근을 제시했다. 그가 죽기 2년 전인 1961, 브라크의 아뜰리에(L'Atelier de Braque)라는 작품 회고전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렸으며, 브라크는 생존 작가로 루브르에 전시된 최초의 화가가 되었다.

 


브라크는 1882513일 프랑스 파리 근교의 아르장퇴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건축 도장 사업가이자 화가였으며,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르 아브르의 미술 아카데미 야간반에서 수학하다 중도에 그만두고 파리로 돌아와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파리의 움베르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마리 로랑신과 프란시스 피카비아를 만난다.

 

초기의 브라크는 앙리 마티스와 앙드레 드렝 등 야수파(Fauvism)의 영향을 받아 강렬한 색채를 사용했지만 1907년 여름 마티스가 "큐비즘"이라고 명명한 큐브 모양의 집이 있는 에스타크(l'Estaque)의 풍경을 담은 그림, 특히 [에스타크의 집Maisons à l'Estaquel'Estaque]을 통해 새로운 길로 접어들며 브라크의 작품은 더욱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으로 변한다. 1906년부터 폴 세잔의 윤곽선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더불어 고전적 시각과의 단절을 통해 본격적으로 입체주의라 불리는 시기(1911-1914)로 들어선다.

 

브라크와 피카소: 입체주의의 탄생

 

입체주의란 무엇인가? 당연히 브라크-피카소 화파다.” 1911년 어느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브라크는 파블로 피카소와 만남으로 예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두 예술가는 1907년에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이후 함께 큐비즘이라는 혁신적인 예술 운동을 창시했다. 규비즘은 전통적인 원근법과 사물의 재현 방식을 거부하고, 다각적인 시점을 통해 형태와 구성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쟁과 이후의 변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브라크는 프랑스 군에 자원입대했고, 전투 중에 심한 부상을 입는다. 전쟁 이후, 브라크는 형태의 분해와 해체에서 벗어나, 단순화된 선과 색을 사용하여 부드럽고, 유기적인 형태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점차 감성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를 담게 되었다.

입체주의의 진정한 사상가로서 그는 원근법과 색상의 법칙을 다시 세운다. 정물화에 집중하며 색상, , 질감을 통해 사물을 기하학적인 형태의 변형과 다각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식에 중점을 두었다. 정물화에 기하학적 모양을 사용하고 그림에 스텐실 문자를 도입하거나 광고전단의 조각을 캔버스에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활용하고 안료를 모래와 섞는 등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하여 평면적 이미지에서 공간 속의 촉각적인 감각까지 끌어내는 새로운 발견은 20세기 추상 미술과 초현실주의를 비롯한 여러 예술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브라크의 예술은 단지 기법적인 혁신에 그치지 않고, 예술의 본질과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예술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끊임없는 실험과 탐구를 통해 미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중요한 예술가로 기억될 것이다.

 



브라크의 창작 철학과 예술적 접근

 

브라크에게 예술이란 과정과 탐구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작품을 완성된 결과물로 보기보다는, 작품을 만들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얻은 영감과 아이디어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 그에게 예술은 불완전함과 실험을 통해 진화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그의 스케치북과 개인적인 메모에서 잘 드러난다. 브라크는 완벽하게 정리된 그림보다는, 그가 작업하는 과정에서의 감정과 사유를 중시했다.

 

브라크의 미술은 단순히 시각적인 작품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형상과 색을 통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인간의 감정과 내면의 변화를 드러내고자 했다. 형상과 색의 언어를 사용하여,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깊이를 전달하는 그의 예술은 인간 존재의 복잡한 심리적, 철학적 상태, 즉 인간의 내면세계와 세상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려 했다. 형태의 해체와 색의 변화를 통해, 존재의 본질과 인간 감정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예술을 보편적인 진리로 승화시키려고 했던 그의 미학적 입장은 그의 창작노트인 <낮과 밤>에서 짧고 간결하게 표현된다. 브라크의 예술이 단지 시각적인 재현이 아니라, 인간 존재와 내면을 탐구하는 중요한 철학적 여정이라는 점이 그의 노트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브라크의 작품은 당대의 미술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현대 미술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었다. 미술의 형식을 넘어서 미술의 본질적 의미를 탐구하며,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창조했다. 그가 사용한 기법과 아이디어는 오늘날 화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감정은 덧붙여지거나 모방할 수 없다. 감정은 배아고, 작품은 부화다. p23

예술가의 개성은 그의 반복적인 표현 기법들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p25

예술가를 영웅적으로 만드는 것은 작업의 불안정성이다. p32

비평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어휘를 적용할 수 없을 때 비난을 선택한다. p34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 가지가 동시에 진실이면서 진실처럼 보일 수는 없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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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비즘의 화가 조르주 브라크가 추구했던 예술 그의 철학을 접할 수 있는 특별한 책이다. 1917년부터 1952년까지 조르주 브라크 수첩에 기록된 단상은 창작 행위와 예술에 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창작자로서의 맹렬한 자기 성찰, 그리고 예술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고 표현하기까지의 첨예한 사유를 담은 짧은 메모들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탐구하고 세계의 모순과 대립을 엄정한 지성으로 바라본다. 자연과 인간, 실재와 관념, 현실과 상상 등 우리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대립 사이의 균형을 찾는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성찰은 예술과 삶을 탐구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다.

  


 

특히 입체파의 중심 주제인 사물과 사물의 표현 사이의 복잡한 관계, 시공간 속에서 사물의 인식과 변형에 대한 문제를 시적이고 철학적이며, 예술적이면서도 형이상학적인 개념의 대립들로 다룬다. 그가 추구한 예술은 형태의 파괴와 재구성을 통해 우리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이었으며, 이 노트는 그 치열한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은 제1차 세계대전의 격변과 입체파의 예술적 변화, 그리고 또다시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혼란한 유럽을 마주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안정을 찾으려는 브라크의 내면적 여정처럼 보인다. 브라크는 이 노트를 통해 낮과 밤, 빛과 어둠, 예술과 과학, 진화와 진보, 이성과 영성, 희망과 이상, 믿음과 신념, 힘과 저항 등 세계를 구성하는 이중성과 대립에 대한 성찰을 이어간다. 세계의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대립과 상호의존 사이의 불안한 균형에 있으며 황폐한 세계에서 이 대조는 희망과 절망, 명료함과 혼란 사이에서 요동치며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은유가 된다.

 

그는 사물의 이중성과 대비—본질과 현상, 관념과 실재, 빛과 그림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성찰을 통해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탐구하며, 궁극적으로는 예술적 표현을 넘어 인간의 존재론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브라크는 이러한 대립적인 개념들이 서로를 정의하고 보완한다고 주장하며,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은 모두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대립은 브라크의 예술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상호작용하는 중요한 원리로 작용한다. 궁극적으로 브라크는 예술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을 반영하고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시적이고 철학적인 산문에서, 예술가는 깊은 주관성으로만 포착할 수 있는 찰나의 빛과 그림자의 순간적인 느낌,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을 포착하고 육화하는 존재다. 그는 이 감각들을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가 아니라, 그 깊은 인식의 순간들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이런 대비가 예술적 표현에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외부의 변화와 내적 경험을 반영하는지를 보여준다.

 

<낮과 밤>은 단순히 미적 성찰을 넘어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현실과 상상이 만나서 벌이는 끊임없는 인식의 게임을 보여준다. 브라크는 독자에게 세상을 구성하는 대립을 지각하고 탐구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언제나 두 가지 생각, 하나를 무너뜨릴 또 하나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

 

브라크는 초기에 구상적 표현을 통해 현실을 묘사했지만, 점차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변모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 했다. 브라크의 예술은 언제나 과정과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브라크의 예술적 성장과 변화의 과정 또한 이 책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완성된 형태나 완벽한 미학을 추구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변하는 선과 색의 상호작용 통해 삶의 복잡성과 변화를 반영하려 했다. <낮과 밤>에서도 그의 사고는 같은 어휘일지라도 시간의 흐름이나 상황 혹은 맥락에 따라 서로 상충하거나 모순을 내포하지만 이는 언어의 자의적인 사용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하나의 생각에 갇히는 것을 지양하려는 의지일 것이다. 그에게 중요하고도 절대적인 것은 진실이기때문이다. 진실에는 그 어떤 상반도 모순도 반의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진실은 오직 그 자체로 절대적이다. 브라크의 메모는 바로 그가 추구했던 예술의 본질, 즉 지속적인 변화와 진화하는 과정을 육성으로 들려준다. 이 수첩은 그가 끊임없이 자기 내면의 깊이를 탐색하고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을 예술로 승화시키려 했던 노력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브라크는 회화가 단순히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것 이상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예술은 그 자체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이자, 일상적이고 물리적인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심리적, 존재론적 진실을 탐구하는 수단이 된다. 

 

그의 메모는 간결하지만 그 안에 담긴 대립과 모순은 의미의 심도와 입체감을 더하며 여러 층위에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점에서, ‘낮과 밤’으로 상징되는 이 대비는 우리 내면의 감정적 갈등이나 심리적 변화, 인식의 전환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한다. 이 대비는 언제나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서로를 정의한다. 그가 작품을 통해 말하려는 것 역시 이 두 가지가 분리되지 않으며, 각각이 하나로 완성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일 것이다. 예술은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너머에 숨겨져 보이지 않는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술을 통해 자아와 세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려는 브라크의 의도가 이 노트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낮과 밤>은 예술적, 철학적으로 중요한 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인간의 존재와 예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구하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브라크의 텍스트는 그 자체로도 시적이고 은유적인 특성을 갖는다. 그는 언어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세계를 설명하는 동시에, 그가 선택한 개념의 층위는 그가 단순한 미술가가 아닌 예술 철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매우 추상적이고, 때로는 자기만의 언어로 감정과 생각의 흐름을 전개하는 브라크의 메모는 그의 예술 세계의 이해와 지적 토론의 장으로 충분하리라 본다. 무엇보다 독자 그의 간결하고 철학적인 메시지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이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의 확장을 일궈내고 눈을 뜨고, 감각을 자극하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힘이 예술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는 하나의 창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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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조각가 조르주 브라크 (Georges Braque 1882-1963)는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큐비즘(Cubism입체주의)을 발전시키며 20세기 현대 미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그림은 주로 견고한 구성, 낮은 채도, 고요하고 명상적인 정물화로, 형태, 색채, 구성의 실험을 통해 사물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으며, 전통적인 미술기법을 넘어선 새로운 예술적 접근을 제시했다.

 

브라크는 1882년 5월 13일 프랑스 파리 근교의 아르장퇴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건축 도장 사업가이자 화가였으며,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르 아브르의 미술 아카데미 야간반에서 수학하다 중도에 그만두고 파리로 돌아와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파리의 움베르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마리 로랑신과 프란시스 피카비아를 만난다.

 

초기의 브라크는 앙리 마티스와 앙드레 드렝 등 야수파(Fauvism)의 영향을 받아 강렬한 색채를 사용했지만 1907년 여름 마티스가 "큐비즘"이라고 명명한 큐브 모양의 집이 있는 에스타크(l'Estaque)의 풍경을 담은 그림, 특히 [에스타크의 집Maisons à l'Estaquel'Estaque]을 통해 새로운 길로 접어들며 브라크의 작품은 더욱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으로 변한다. 1906년부터 폴 세잔의 윤곽선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더불어 고전적 시각과의 단절을 통해 본격적으로 입체주의라 불리는 시기(1911년-1914년)로 들어선다. 

 

브라크와 피카소: 입체주의의 탄생

 

“입체주의란 무엇인가? 당연히 브라크-피카소 화파다.” 1911년 어느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브라크는 파블로 피카소와 만남으로 예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두 예술가는 1907년에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이후 함께 큐비즘이라는 혁신적인 예술 운동을 창시했다. 규비즘은 전통적인 원근법과 사물의 재현 방식을 거부하고, 다각적인 시점을 통해 형태와 구성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쟁과 이후의 변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브라크는 프랑스 군에 자원입대했고, 전투 중에 심한 부상을 입는다. 전쟁 이후, 브라크는 형태의 분해와 해체에서 벗어나, 단순화된 선과 색을 사용하여 부드럽고, 유기적인 형태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점차 감성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를 담게 되었다.

 

입체주의의 진정한 사상가로서 그는 원근법과 색상의 법칙을 다시 세운다. 정물화에 집중하며 색상, 선, 질감을 통해 사물을 기하학적인 형태의 변형과 다각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식에 중점을 두었다. 정물화에 기하학적 모양을 사용하고 그림에 스텐실 문자를 도입하거나 광고전단의 조각을 캔버스에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활용하고 안료를 모래와 섞는 등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하여 평면적 이미지에서 공간 속의 촉각적인 감각까지 끌어내는 새로운 발견은 20세기 추상 미술과 초현실주의를 비롯한 여러 예술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브라크의 예술은 단지 기법적인 혁신에 그치지 않고, 예술의 본질과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예술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끊임없는 실험과 탐구를 통해 미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중요한 예술가로 기억될 것이다.

 

브라크의 창작 철학과 예술적 접근

 

브라크에게 예술이란 과정과 탐구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작품을 완성된 결과물로 보기보다는, 작품을 만들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얻은 영감과 아이디어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 그에게 예술은 불완전함과 실험을 통해 진화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그의 스케치북과 개인적인 메모에서 잘 드러난다. 브라크는 완벽하게 정리된 그림보다는, 그가 작업하는 과정에서의 감정과 사유를 중시했다.

 

브라크의 미술은 단순히 시각적인 작품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형상과 색을 통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인간의 감정과 내면의 변화를 드러내고자 했다. 형상과 색의 언어를 사용하여,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깊이를 전달하는 그의 예술은 인간 존재의 복잡한 심리적, 철학적 상태, 즉 인간의 내면세계와 세상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려 했다. 형태의 해체와 색의 변화를 통해, 존재의 본질과 인간 감정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예술을 보편적인 진리로 승화시키려고 했던 그의 미학적 입장은 그의 창작노트인 <낮과 밤>에서 짧고 간결하게 표현된다. 브라크의 예술이 단지 시각적인 재현이 아니라, 인간 존재와 내면을 탐구하는 중요한 철학적 여정이라는 점이 그의 노트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브라크의 작품은 당대의 미술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현대 미술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었다. 미술의 형식을 넘어서 미술의 본질적 의미를 탐구하며,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창조했다. 그가 사용한 기법과 아이디어는 오늘날 화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죽기 2년 전인 1961년, 브라크의 아뜰리에( L'Atelier de Braque)라는 작품 회고전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렸으며, 브라크는 생존 작가로 루브르에 전시된 최초의 화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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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바라보며, 마치 뱀파이어의 최면에 걸린 것처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그 기분 말이에요. 우연일까요? 19세기에 '영화'와 '뱀파이어'가 동시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이 매혹적인 책은 우리가 알던 뱀파이어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처음의 뱀파이어는 그저 시체를 뜯어먹는 우스꽝스러운 괴물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어떻게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거치며 우리를 매혹하는 존재가 되었을까요?

저자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없으면서도 있는 것', '상상 속에서 떠돌다 실재가 되는 것' - 바로 이 지점에서 뱀파이어와 영화가 만난다는 거죠. <블루 벨벳>에서 <샤이닝>까지, 수많은 영화들이 이 책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됩니다.

가장 흥미로운 건 저자의 도발적인 주장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줄 알지만, 사실은 영화가 우리를 보고 있다." 마치 뱀파이어처럼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현실과 환상을 뒤섞는 영화의 마법 같은 속성이, 뱀파이어의 특성과 묘하게 겹쳐지는 거죠.

자, 이제 준비되셨나요? 뱀파이어의 눈으로 영화를 다시 보는 짜릿한 모험을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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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화를 말하는 동시에 뱀파이어를 말한다. 당연히 뱀파이어에 관한 방대한 자료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그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십자군 전쟁이 벌어지던 11세기 이전부터 근대에 이르는 장구한 역사를 끌어온다. 드라큘라 가문의 시조는 물론 뱀파이어가 발아한 을 다루며, 수 세기 동안 기록으로 남겨진 종교적 일화와 기사, 관련 자료들을 함께 제시한다. 중세와 근대를 지나오며 시대에 따라 변천한 악의 역사와 인간 의식의 변화는, 추상이 어떠한 방법으로 구체가 되어 개념으로 자리 잡아 우리 눈앞에 현현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면서, 뱀파이어와 영화가 갖는 인접성을 증명한다.


죽었거나 혹은 나쁘거나, ‘뱀파이어

 

뱀파이어는 애초 산송장, 시체를 뜯어먹는 추잡한 괴물, 그러나 전혀 무섭지 않은 괴물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점차 우리가 익히 아는 속성들이 부여되더니 브램 스토커의 소설과 함께 지금의 뱀파이어, ‘용의 자식(악마의 자식-‘드라큘라’)’으로 자라났다. 악마의 자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삶에 암약한 기독교적 악마도 아니다. 왜냐하면 뱀파이어는 눈에 보이는 십자가는 두려워하지만 정작 추상적 개념인 신앙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속성의 변화를 추적하면, 우리가 어떻게 (본질로서의) 추상과 현상의 세계를 넘나들고, 어떤 위치에서 대상의 의미를 규정해 왔는지 알게 된다. 근대는 추상에서 현상으로, 본질에서 질료의 세계로 관심이 넘어온 시기이며, 본질은 버리지 않되 실체로 여긴 것을 개념으로 수용한 시대로, ‘영화가 탄생하여 인간 의식에 자리 잡는 과정과 흡사하다.

영화역시 인간 의식의 산물이다. 사람들은 19세기 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움직이는 이미지를 가질 생각을 했으며, 눈에 보이는 세상을 보이는 대로 기록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다 알다시피 ‘(언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 도구가 되었다. 저자는 이 움직이는 이미지의 탄생이 어떻게 뱀파이어의 탄생과 겹치고, 뱀파이어가 영화안에서 어떻게 개념화되어 나타나는지, 둘의 유사한 작동 방식을 들어 설명한다. 단순히 우연의 관점에서 둘의 유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닌, 물질세계 저편에 있는 의식, 혹은 추상인 , ‘이 현상에 작동하는 방식에 비추어 뱀파이어영화가 가진 동일한 탄생과 속성을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누구도 쓰지 않은 책이다. ‘영화를 미학적인 입장에서 설명하는 이론서는 많았지만, 인간 의식의 역사와 영화를 연관 지어 규정하고, 그 속성을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탁월한 장치의 하나로서 뱀파이어를 제시한 사람은 없다. 빛과 어둠의 히야투스, 간섭, 교차, 서로에 대한 욕망, 이렇게만 말해도 뱀파이어영화는 얼마나 친숙한가! 게다가 어떤 소재를 다루고 어떤 이야기를 하든, ‘영화는 계속해서 이 개념을 우리에게 전사하고 있다. , 이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며, 지금 여기, 우리 눈앞에 움직이는 영화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미지이며, 이미지의 힘이다.


뱀파이어와의 조우


오늘날 우리에게 뱀파이어는 호기심과 흥미를 제공하지만, 사실 악의 연대기를 몸에 지닌 중요한 문명사적 존재이다. 저자는 뱀파이어와 영화가 가진 개념적 장치의 유사성을 짚어내며 뱀파이어의 탐구가 곧 영화의 탐구임을 증명한다. 그리고 과 이 각각의 영화들, 놀랍게도 이들 모두를 관통하는 것이 도구적 관점에서의 영화임을 일깨운다.

영화는 하나의 이다. ‘영화는 언어는 아니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이 책은 뱀파이어영화의 연대, 그 은밀한 교접을 말한다. ‘영화뱀파이어’, 이들이 모두 19세기에 나왔다는 사실은, 이 시기가 인간 의식의 향방을 좌우한 중요한 분기였음을 시사한다. 그런 의미에서 뱀파이어는 단순한 소재가 아닌 우리 의식의 작동 방식이며, ‘영화는 그 근대의 작동 방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본질과 현상, 추상과 현실, 악과 인간 사이의 경계, <왕좌의 게임>의 북벽사실성 없는 놀라운 얼음벽은 이들 개념의 경계 위에 지어졌다. 이제 우리는 이 경계의 무너짐과 침투, 간섭, 뒤섞임 등에 대해 말할 것이며, 같은 경계를 지닌 영화들의 문제도 함께 들여다볼 것이다.


뱀파이어, 영화들, 그리고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동굴은 차원 너머에 있지 않다. <오즈의 마법사>의 회오리바람 속, 마법의 세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니까 둘 다,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에 보이지 않는 입구이다. 영화관도 마찬가지이다. 영화 <블루 벨벳>, <블로우 업>, <샤이닝>, <황혼에서 새벽까지>, <마부제 박사>, 그리고 <왕좌의 게임>까지, 이 책에서 언급하는 영화들은 모두 그 과정을 다루거나 더 나아가, 이 방 안에서 겪게 되는 앨리스와 도로시의 모험을 다룬다.

세계를 다루면서(<블루 벨벳>), 의식을 다루면서(<블로우 업>), 혹은 멕시코로 건너가다 잠시 들른 요란한 술집 이야기를 하면서(<황혼에서 새벽까지>), 오버룩 호텔의 끔찍한 공허, 즉 공포를 말하며(<샤이닝>), 저자는 이들을 통해, ‘작품으로서의 영화안에 담긴 도구로서의 영화를 발견하고 그 전율을 독자와 공유한다. 그리고 역설한다. 이 감독들이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영화가 우리를 보고 있다고 말이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영화도 우리를 보고 있다. 지난 1세기 동안 인류가 미친 듯이 빨려들었던 이 몽롱한 세계, <마부제 박사>는 살았거나 죽었거나 우리를 그 세계로 끌어들인다. 뱀파이어! 마부제 박사! 그가 곧 영화이며, ‘영화가 해온 일을 한다. 저자는 뱀파이어를 가리켜 노스페라투, 악과 삶, 실제로 우리 삶에 얹힌 두 차원의 묘한 뒤섞임을 선사하는 흡혈귀임을 밝히는 동시에 그의 또 다른 정체를 폭로한다. 그것이 바로, ‘영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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