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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힘은 동질성보다는 이질성에서.

 

간혹 한국에 오래 살고 있는 프랑스인들을 만날 때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프랑스에 대한 오해와 고정관념이 상당하는 것이죠. 프랑스적인 것이 무엇인가, 우리에게 프랑스적인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낯설고 기이한 프랑스 문화와 그 흔적들

 

 

프랑스적인 것, 우리와 동질적인 프랑스적인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프랑스적인 것을 찾으려는 시도로 프랑스 도서를 번역 출간합니다.

 

불란서책방은 프랑스라는 국가적 정체성과는 무관하게 문화적 이질성을 탐색합니다. 20세기 초중반 한국 사회에 유입된 문화적 이질성의 상징적 의미를 담은 불란서라는 단어가 현실에서 소비된 경로나 양태는 부정성도 긍정성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불란서책방은 문화적 이질성의 가치를 회복하는 일을 하려 합니다. 그것이 곧 우리 문화의 내성과 진수를 보여줄 수 있는 바탕이 되겠죠.

 

감각을 번역합니다.

 

불란서책방은 잊힌 목소리, 낯설지만 아름다운 것, 오래된 질문과 새로 태동하는 감각을 번역합니다. 그 목소리와 감각들이 책의 형태로 다시 숨을 얻고, 독자가 그 페이지 사이에서 오래 머물며 빛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책이 건네는 한 줄의 빛을 믿으며, 그 빛을 가장 온전한 형태로 전하는 일을 이어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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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4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페스트 2026-03-17 12: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 다정한 문장에 기운이 납니다. !!
 

프랑스의 대중 철학자(이 용어가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표현을 philosophes actuels라고 하니) 미셸 옹프레(Michel Onfray)가 1989년에 발표한 『철학자의 뱃속(Le Ventre des philosophes)』, 원제는 철학자들의 배, 위장, 대략 그런 의미다. 이와 비슷한 책은 거의 없을 정도다. 당시에도 상당히 도발적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등장하는 철학자들에 대한 평가 측면에서 그런 듯하다. 어떻든 '미식 철학(Gastrosophie)' 서적이라고 정의해본다.
"먹는 것이 곧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
옹프레는 이 책에서 프랑스 현대 철학이 그랬든, 전통적인 형이상학이 무시해온 '신체'와 '음식'을 철학의 중심부로 끌어들인다. 그는 철학자의 사상이 단순히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소화하며, 어떤 식습관을 가졌는지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 언뜻 하나마나한 이야기 같지만 먹는대로 생각한다는 거 이거 쉽지 않은 거다. ​다른 말로하면 또 역으로 "식습관이 곧 형이상학이다"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대략 이렇다. 주요하게 한 챕터씩 차지한 철학자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사드 등등. 옹프레는 꽤 치밀하게 조사한 철학자들의 사례를 통해 그들의 식탁과 사상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다.
​거칠게나마 소개하면, 좀 정형적인 소개이긴 하나 덧붙인다.
디오게네스: 날것의 철학. 날것(문명에 대한 거부)을 먹음으로써 사회적 관습을 타파하려 했던 견유학파의 철학을 소개하며 생각하는 것과 먹는 것의 완벽한 일치의 예를 선보인다.
루소: 우유와 채소의 순결주의. 채식과 유제품을 선호했던 그의 식단이 어떻게 자연주의적이고 도덕적인 순결주의로 이어졌는지 분석.
칸트: 규칙과 대화의 식탁. 그러나 젊은 시절 칸트는 완전 주당으로 밤거리에서 집으로 엎혀온 사람사람. 점점 엄격한 식사 시간과 절제된 식단, 그리고 식탁에서의 대화를 중시했던 모습이 그의 체계적이고 의무 중심적인 비판 철학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고찰하고 있다.
니체: 소화불량과 초인의 식단. 위장 장애로 고생하며 식단 조절에 집착했던 니체의 개인적 고통이 그의 허무주의 극복과 초인 사상에 어떤 생리학적 배경이 되었는지 탐구. 어머니가 뭐 좀해먹으라고 독일제 식료품과 특히, 주방기구까지 바리바리 싸 보냄. 근데 식욕부진과 식욕 사이에서 분열증.
푸리에: 공상적 사회주의자인 푸리에가 꿈꾼 '미식적 유토피아'를 통해 욕망의 해방을 논한다. 어마어마한 상상력, 직접 확인해보시길, 음식으로 이런 정치사회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예는 없었지 않나 한다.
마리네티 (미래주의자): 요리도 예술처럼 파괴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주장, '파스타 폐지론'을 펼쳤던 인물. 마리네티 미래파 선언에 관련된 내용을 참고할 수 있음.
사르트르: 갑각류 혐오와 통조림 실존주의. 옹프레는 사르트르의 식습관을 '점성에 대한 공포'와 연결 지어 설명한다. 갑각류에 대한 혐오라 표현했는데 게나 바닷가재 같은 갑각류를 극도로 혐오했다. 옹프레는 이를 사르트르가 가진 '속이 비어 있지 않고 꽉 찬 존재', 혹은 '끈적거리는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거부감으로 해석한다. 사르트르는 자연 상태의 음식보다 통조림이나 소시지처럼 인간에 의해 완전히 가공되고 형태가 변한 음식을 선호했다. 이는 자연(즉자)에 의해 압도당하지 않으려는 자유로운 인간(대자)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일 수도 있다. 사르트르의 '게'에 대한 공포는 그의 철학적 개념인 '구토'와도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점이라 옹프레의 분석 중에서도 특히 백미로 꼽힙니다. 잘 먹지도 않고 씻지도 않았던 사람.
사르트르 외에도 옹프레는 다음과 같은 인물들을 짧게 다루며 자신의 논리를 보강한다.
에피쿠로스: 미셸 옹프레 철학의 근간인 쾌락주의의 아버지. 흔히 '쾌락주의'로 오해받지만, 사실은 빵과 물만으로도 충분한 '최소한의 쾌락'을 추구했던 철학자.
사드 후작: 미셸 옹프레는 이 책에서 그를 '감옥 속의 미식가'이자, 음식을 철저하게 '권력과 통제의 도구'로 사용한 인물로 조명한다. 옹프레가 분석한 사드의 미식 철학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인생의 오랜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사드는 외부에서 들여오는 음식에 병적으로 집착했습니다. 옹프레는 사드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들을 분석하며, 그가 요구했던 구체적인 요리 목록(특히 초콜릿과 단 음식들)이 단순한 식욕이 아니라 박탈당한 자유를 회복하려는 의지였다고 본다.사드에게 음식은 성적 욕망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었다. 옹프레는 사드의 문학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연회들이 어떻게 미식적 쾌락을 넘어 타자를 지배하고 파괴하는 소모적인 축제로 변질되는지 설명.( 미식과 에로티시즘의 결합) 특히 사드는 초콜릿에 집착했는데, 옹프레는 이를 그의 어둡고 무거운 욕망을 상징하는 검은색의 연금술적 상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초콜릿에 대한 갈망) 사드 후작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인간의 욕망이 가장 극단적인 상황(감옥)에서 어떻게 '미식'이라는 형태로 표출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대목.
철학자의 뱃속을 통해서 본 저자 미셸 옹프레의 철학은 반(反)형이상학이라 할 수 있다. 이성이나 영혼 같은 추상적인 개념만 숭상하던 기존 철학의 권위를 해체하는 대신 '입, 위장, 항문'으로 이어지는 신체적 과정을 통해 철학을 다시 읽어낸다(프랑스 철학 전통에서 멀지 않다). 인간을 먹고 마시는 생물학적 존재로 규정하며, 사상 또한 생리적 현상의 연장선에 있음을 강조하는 유물론적 관점으로 음식과 요리를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 방식을 결정짓는 중요한 철학적 주제로 격상시키면서 철학적 미식학의 진정한 시초를 알렸다는 평가.
『철학자의 뱃속』
이 책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사실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엄숙하고 딱딱한 철학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신체의 철학'을 맛보고 싶은 독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작품.
미셸 옹프레는 철학자들의 '신체적 욕망'을 통해 사상을 해부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으로 1989년 'Prix de l'Union des éditeurs de langue française'(프랑스어 출판 연합상)를 수상하며 철학계에 화려하게 데뷔. 옹프레는 1959년생이니(2026년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되었으니...시끄러운 사람..), 만 30세가 되던 해에 이 책을 출간한 셈입니다. 당시 이 책은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그들의 식탁을 통해 해부한다"는 접근법으로 대중과 비평가 모두에게 큰 찬사를 받았다는데 당시 판매량 40만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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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책,

불란서책방 출간 도서의 저자 생일로 보면 5월 생일 저자는

"조르주 브라크" (Georges Braque, 1882년 5월 13일 ~ 1963년 8월 31일)

« 낮과 밤 »_앙트완 코폴라(성균관대 교수) 해설

프랑스와 한국의 관계에서 놀라움을 자아내는 역설들이 존재한다. 프랑스가 한국에서 문화와 예술의 나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유명한 프랑스 화가 중 한 명은 한국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무시되고 있다. 그는 바로 조르주 브라크다.

파블로 피카소의 친구이자 종종 그의 멘토 역할을 했던 인물, 큐비즘, 야수파, 콜라주, 추상 미술의 세계적인 창시자이자 이론가인 조르주 브라크는 현대 프랑스 미술의 기둥을 이루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 한국이 회화와 현대 예술에 대한 열정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브라크는 한국에서 출판이나 전시 영역에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물론 그의 안달루시아 출신 친구, 화가가 바라던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벗'인 피카소의 그림자가 한국의 현대 미술 영역에서 브라크를 소외시킨 이유로 자주 거론된다. 의심의 여지 없이, 작은 황소 피카소는 언제나 스펙터클을 즐겼다. 그는 모든 수준에서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했지만, 아르장퇴유 해변의 과묵한 알바트로스같은 그의 절친과 너무도 잘랐다. 이는 분명하다. 그러나 생전에 루브르 박물관에서 최초로 회고전을 열었고, 앙드레 말로, 자코메티, 사티, 그리고 르네 샤르의 찬사를 받은 그는 한국이든 프랑스에서든 전시마다 모여들고 연일 미술관을 가득 채우는 수십만의 한국의 미술 애호가들에게 더 이상 그늘 속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한국과 프랑스의 취향이 맞닿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예술, 특히 회화일 것이다.


브라크의 프랑스적 작품이 한국에서 불운한 운명을 뒤바꾸기 위해 우리는 그가 직접 쓴 글을 통해 그 자신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요? 사실, 수많은 전기물 중에서 눈에 띄지 않을지도 모를 브라크에 대한 찬양 일색의 전기를 한국어로 출판하는 대신 그의 사색을 담은 글 모음을 번역한다면, 그가 진정한 현대 예술 철학자였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쓴다. “언제나 두 가지 생각을 해야 한다. 하나를 무너뜨릴 또 하나의 생각.”(항상 두 가지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하나는 다른 하나를 없애기 위함이다.” 책 <낮과 밤>은 강렬하고도 번득이는 그의 생각들을 담고 있고, 프레베르 스타일의 짧은 인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 독자들이 화가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이러한 발견은 회화와 예술 전반, 그리고 “자연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연과 일치하기를 바란다”고 쓴 그의 일상적 삶까지 아우른다.

조르주 브라크의 작품과 사상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것은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아방가르드 예술과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역할을 다시금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프랑스 미술에 대한 고정되고 낡은 편견에서 벗어나 창조적이고 섬세한 예술적 사유로 더 깊이 빠져들도록 유도할 것이다. 이는 분명히 프랑스 예술의 정수를 더 잘 이해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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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서 완성된 결과물만큼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영감 또한 중요합니다. 예술은 단순한 기술적 작업이 아니라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깊이를 지닌 일이기도 합니다. <낮과 밤>은 예술이 빚어낸 고요한 울림이자 브라크의 예술적 내면과 열정을 생동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예술의 씨앗이 자라는 곳이자 브라크의 상상력이 흐르는 브라크의 수첩은 자유로운 사고와 감성으로 예술의 깊은 세계로 초대합니다. 입체주의의 시작, 조르주 브라크의 예술적 영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낮과 밤>

그의 영혼이 담긴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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