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는 항상 상훈이 형이 있다는 우연한 계기로 인해 영화에 빠져든 한 남자가 삶과 영화 사이에서 방황하며 써 내려간 기록이다. 특수한 상황에 처한 이유로 인해 인생 자체가 마치 영화와 같이 흘러온 사람의 이야기인데 누구나 상상으로는 꿈꿔봤을 삶을 실제 살아온 사례로서 보편성을 획득한다. 저자의 인생 자체가 한 편의 영화인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삶과 영화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기존의 영화 서적들과 비교해봤을 때 이 책은 유례가 없을 것이다. 굳이 이 책을 분류해보자면 영화 에세이에 해당하지만, 기존의 영화 에세이는 텍스트로부터 촉발된 것들을 바탕으로 저자의 사유를 담은 경우가 많다. 그 사유가 일상과 관련된 경우에라도 그것은 사유를 확장하는 하나의 방편일 뿐 텍스트가 저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일상이 곧 영화가 되어버린 사람의 일기에 가까운 고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사유 이전에 몸으로 영화를 경험하는 독특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영화와 한 개인의 실존이 이렇게 만나는 내용을 서술한 책은 일찍이 나온 적이 없다. 영화 에세이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면에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학계에서도 영화와 관객의 관계를 탐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 연구로서 이 책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와 밀착된 삶을 살아온 저자의 글들은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가 무엇이며 왜 우리는 영화에 매혹되는가, 이미지의 힘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론의 도움이 없이 삶의 과정 안에서 생각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 책은 각종 환경의 변화로 인해 봉착하게 된 영화의 위기의 시대에 순수하게 관객이 영화를 본다는 것의 본질적인 체험을 독자들에게 돌려주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이러한 체험과 자각이야말로 영화의 존재 이유를 강력하게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를 통해 절망을 겪기도 했지만 놀랍게도 한 영화를 통해 구원받는다. 그러므로 이 저자의 여정 자체가 지금 우리에게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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