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속의 뱀 리세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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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협찬 ] 잔혹한 살인사건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책





[추천 독자]
-아가사 크리스티 같은 클래식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사람
-일본 추리소설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즐기는 사람
-고딕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독특한 장르를 찾는 사람
-온다 리쿠의 기존 작품을 읽고 리세 시리즈에 관심이 생긴 사람
-영국 배경의 귀족 저택과 음모가 등장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안개. 짙은 안개. 처음에는 부슬부슬 내리는 안개비였다. 하지만 이제 빗소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안개만 사방으로 퍼져서 마을을 온통 휘감고 있다. -p9

**안개비가 본격적인 비가 되었다. -p17

**"조용하군." 남자가 문든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심야. 이제는 빗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히 가라앉은 공기가 무겁게 투명해져 가는 것 같다. -p89







온다 리쿠 작가의 《장미 속의 뱀》을 덮는 순간,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이 있다. 미즈노 리세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한 존재인지를 말이다.


영국의 음습한 대저택 블랙로즈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고딕 미스터리의 공식을 따른다. 환상열석에서 발견된 절단된 시체, 귀족 가문의 숨겨진 비밀, 그리고 폐쇄된 공간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들. 하지만 이 뻔해 보이는 설정들이 온다 리쿠의 손을 거치면서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탈바꿈한다.


인상적인 것은 이번 작품에서 리세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다. 기존 시리즈에서 리세는 주로 1인칭 화자였지만, 이번에는 아서라는 남성의 시선을 통해 관찰된다. 이 관점의 전환이 리세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이고 신비로운 존재로 만들어준다. 독자는 아서와 함께 리세에게 끌리면서도 동시에 그녀를 경계하게 된다.


온다 리쿠가 구축한 고딕 미스터리의 세계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레밍턴 가문의 저주받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가족 내 숨겨진 진실들이 층층이 드러난다. 특히 상류사회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위선과 탐욕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클래식한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일본 문학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즐긴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기를 권한다. 다만 잔혹한 묘사와 어두운 분위기가 상당하니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다.



리세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운 재회를 처음 만나는 독자라면 강렬한 첫인상을 안겨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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