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래그먼트 - 5억년을 기다려온 생물학적 재앙!
워렌 페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네스호의 괴물 네시, 파나마 괴물로 불리는 괴생명체, 백두산 천지의 괴물, 그리고 종종 목격되고 있다는 늑대인간...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문명세계속에서 익히 볼 수 없었던 존재들을 우리는 종종 괴물이라고 통칭한다. 인간의 지각속에 인지되어있지 않은 새롭고 낯선 생명체들에 대해서 우리는 커다란 관심을 갖는듯하다. 최근 파나마 괴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받은 동영상으로 시끄럽기도 했고, 쥐덫에 걸린 외계인의 모습이라는 사진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가 알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의 생명체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게 사실이다.

 

영화속에서도 우리는 종종 특별한 생명체들과 마주한다. 에어리언, ET 등과 같은 외계 생명체들에서 최근 트랜스포머의 로봇 생명체들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들의 모습을 보여준 작품들도 종종 찾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괴물]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고,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면 [워터 호스]와 같은 작품들이 있다. 인간과는 다른, 인간의 시각에서 볼 수 없었던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일상과는 다른 특별함을 원하는 관객과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아무리 사소하고 당시에는 눈에 띄지 않는 사건이라 할지라도 일단 변경을 가하면 진화는 전혀 다른 경로로 단계적으로 이동한다.'

 

그런 괴 생명체에 대한 관심의 발로에서 [프래그먼트]라는 새로운 이야기가 우리를 찾아온다. 세계일주 리얼리티 쇼 '시 라이프' 는 이국적인 장소를 찾아다니는 TV 프로그램이다. 시청률로 고민하던 그들은 새로운 항해여행 속에서 긴급한 구조요청을 받게되고 신호를 따라간 트라이턴 호의 선원들과 프로그램 관계자, 과학자들은 그곳에서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괴생명체들의 공격과 마주하게 된다. 헨더스 섬에서 마주한 특별한 생명체들, 그리고 인간 사이에서 보여지는 스릴러와 과학의 절묘한 조화, [프래그먼트]는 평범한 시작에서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 그리고 깊이있는 탐구로 우리를 매료시킨다.



프래그먼트 'fragment'라는 이 단어는 파편, 부서진 조각이라는 뜻을 갖는다. 우리가 살던 지구, 그리고 진화의 틀속에서 인간의 시각안에 담았던 생명체의 범위를 벗어나 전혀 새로운 생명체가 살아가는 헨더스 섬과 원반거미, 스피거, 헨더스 쥐, ... 지구를 위협하는 이들이 바로 부서진 조각, 프래그먼트인 것이다. [프래그먼트]는 테크노 스릴러라는 장르로 이야기된다. 진화론에 기반을 둔 과학적 지식을 전반에 깔고 괴 생명체들과의 사투 속에서 펼쳐지는 스릴러적 장르의 매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재미와 탐구의 시간을 선물한다.

 

[쥬라기공원]과 [로스트]를 모아놓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프래그먼트>는 단순히 그런 수식어로만 표현하기가 아쉬운 작품이다. 작가 워레 페이는 이 작품의 생태계의 새로운 창조를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책의 뒷부분에 있는 원반개미, 헨더스 쥐에 대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정리와 그들의 모습을 그려낸 삽화속에서 그의 노력이 어떠했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영화속에서 보고 느꼈던 캐릭터들이 있다. [스타워즈]속의 요다나 다스베이더, [슈렉]속 슈렉과 피오나 공주, 그리고 다양한 에어리언들이 그렇듯 그들은 영화속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속에서 영원히 살아있고 함께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에게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일것이다. 다스베이더의 숨소리하나, 에어리언속 괴물이 흘리는 액체 하나하나까지 그리고 캐릭터들의 습관과 움직임 하나하나 작가와 감독이 땀으로 창조해낸 것이기에 별다른 꺼리낌없이 우리 곁에 오래도록 자리할 수 있는것이다.

 

[프래그먼트]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꼭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하고 느끼게 될것이다. 그 스케일도, 세세한 디테일, 등장인물과 괴생명체들의 모습, 그리고 전반적이 스토리 구성도 '글'이 아닌 영상속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를 갖게 만든다. 트랜스포머, 디스트릭트 9, 터미네이터 4와 같은 SF장르의 작품들이 극장가를 휩쓴 2009년이었다. 외계생명체, 먼 미래가 아닌 우리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몰랐던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생명체들과의 위협적인 만남이 언제쯤 이루어질지 무척이나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그'의 책들을 만나는 것이 무척이나 반갑고 기쁘고 언제나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의 이름은 바로 '비채'이다. 오늘도 난 무거운 만큼 매력적이고 깊이있는 또 다른 비채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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