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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평전 - 부치지 않은 편지
이윤옥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근데 왜 광석이는 그렇게 빨리 갔다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송강호가 했던 말이다. 김광석 그는 왜 그렇게 빨리 우리곁을 떠나버린 걸까? 그가 만약 살아있었다면 서울광장 촛불집회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돌아가셨을때도 안치환, 김민기, 양희은.. 이들의 이름과 함께 그의 이름을, 그의 노래를 함께하며 가슴 저린 시대의 아픔을 달랠 수 있었을텐데... '저기에 김광석도 있었으면 좋겠다.' ... '광석이는 왜 그렇게 빨리 갔다냐?'
주름 가득한 그의 미소가 그립다. 맑고 투명한 그의 목소리가 그립다
김광석이라는 이름뒤에는 정말 많은 수식어들이 뒤따른다. 민중가수, 포크음악의 진정한 계승자, 1000회 소극장공연을 성공시킨 신화적 인물, 가객, 음유시인... 그를 수식하는 이런 말이 아니더라도 그의 노래는 언제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삶에 힘이 되고 삶 그 자체가 된다. 남보다 못자란 키에 열정만큼은 배로 크다고해서 붙여진 '미친 반토막'이라는 별명이 왠지 정겹다. 반토막, 반토막, 이거 어디선가 많은 들어본 별명인데..?! ^^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변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 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가고, 햇살이 비치면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 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 [일어나] 中에서 -
<김광석 평전>은 김광석이 꿈꾸었던 노래세상, 그의 삶이 되었던 노래와 삶의 이야기들을 담고있다. 된장국 냄새가 풀풀 나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던 그였다. '메아리', '노래를 찾는 사람들', '새벽'을 거쳐 군제대후 '동물원'에 이르기까지 그의 활동은 다양한 노래패를 두루 거친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다. 현대사의 굴곡의 시기를 살아왔던 그였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으로 촉발된 공안정국, 사회변혁의 시대를 살아온 그는 이런 다양한 노래패들을 거치고, 음반을 만들면서 음악이 갖는 시대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개인적 고뇌를 겪고있는 젊음이들의 방황과 꿈을 대변하며, 그것들을 연결하고 재해석해 진정한 삶의 노래로 음악사와 시대사를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하기도했다.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삶
어린시절 유난히 작았던 키때문에 작은돌, 반토막이라는 별명을 달고 지냈던 김광석, 이 책속 [노래를 찾아서]에서는 그의 유년시절과 청춘의 방황, 음악에 대한 열정, 그의 삶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김광석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다. [이등병의 편지]는 군입대를 앞둔 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을 울렸고, [일어나]나 [나의 노래]는 힘겨움에 쓰러질듯한 나를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서른 즈음에]는 사그러져가는 청춘을 아쉬움과 사랑의 이별이 가슴을 애잔하게 한다. 하나하나 가슴을 뒤흔드는 노랫말에 그가 왜 음유시인이라 불리는지 짐작케한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달픈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나의 노래] 中에서
저속하고 비속어와 은어들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가사말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요즘 가요계의 현실이다. 원로 가수가 이런 가요계의 상황을 실랄하게 꼬집기도 했지만 인기만을 추구하는 가요계의 현실에서 좀처럼 이런 모습들이 개선될지는 의문을 가지게된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는다면, 그의 음악과 마주한다면 지금 우리 가요계의 현실이 어떤지를 직시할 수 있을것 같다. 보석같은 시어들을 기타의 리듬속으로 던져넣었던 김광석의 노래들... 언제들어도 맑은 음색속에서 그의 노래들은 보석 그 이상의 밝은 빛이 된다.
노래를 통해 행동양식의 변화를 추구했던 '노찾사',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은 '동물원' ... 김광석의 음악에는 경계가 없었다. 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다아내는 노래가 곧 자신의 노래였다. 그리고 이 두 세계는 김광석안에서 융합되어 새로운 형태로 세상에 나왔다. - P. 101 -
<김광석 평전>속에는 그의 성장과 노래 인생과 더불어 그가 주옥같은 노래를 만나게된 다양한 에피소들이 함께한다. [나의 노래]라는 노래는 초기 '메아리' 출신 작곡자인 한동헌의 작품을 김광석이 새로 발굴한 것이고, 무명의 김광석을 대중가수로 자리매김했던 [사랑했지만]이란 노래와 얽힌 한동준과의 숨은 사연도 소개한다. 정규음반 마지막이었던 김광석 4집의 [서른즈음에]와 이정선의 노래였던 [그녀가 처음 울던날]과의 만남, 시인 정호승의 [부치지 않은 편지]와 김광석의 죽음에 결부된 애절한 이야기도 소개된다.
아름다운 노래들을 수없이 찾아내 우리들에게 들려준 영원한 가객 김광석, 그가 1995년 8월 11일 이곳 학전 소극장에서 콘서트 1000회를 맞았습니다. 그의 노래를 기리며 여기에 흔적을 남깁니다. -김광석 노래비-
2008년 1월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마당에 '김광석 노래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과 함께 사람들은 그와 그의 노래를 영원히 기억하고자 한다. 그는 영원한 음유시인이자 열정을, 삶을 그려낸 가객이다. 그의 노래속에는 이야기가 있다.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와 시대와 사랑을 노래한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잔잔한 감동과 소중한 추억을 얻게된다. 아직도 그의 목소리가, 통기타를 치는 그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그가 꿈꾸던 노래인생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마지막으로 들어본다. 그리고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되물어본다. 김광석은 왜 그렇게 빨리 갔을까?
'음악을 통해 제가 항상 꿈꾸는 것은 변화에 대한 갈망입니다. 팬들과도 항상 새롭게 만나고 싶고, 노래에서도 매일매일 새로움이 묻어나길 바랍니다. 그러나 새로움의 열망, 밑바닥에서 항상 변하지 않는 나만의 목소리, 색깔이 남아서 빛나고 있길 동시에 꿈꿉니다.' - P.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