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살아가는 힘 -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생법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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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구나. 어제도 열심히 살았고,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내 삶은 왜…?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말 남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열심히 사는 것이 열정이나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내지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면서, 나아가 만에 있을지 모를 실패에 대한 사전 면죄부가 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를 소외된 능동성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p.30). 행동은 존재하나 주체는 없기 때문이다.

소외된 능동성이라니! 어제의 내 삶, 오늘의 내 삶, 그리고 아마도 내일의 내 삶을 묘사하는데 이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을 것 같다. 저자 문요한 씨는 심리 훈련 전문가이지 정신과 전문의로서 닦아온 메스를 이처럼 폐부에 단도직입적으로 들이대고 있다.

 

 

저자의 전작 <굿바이 게으름> 30만부 이상 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책 이름이나 혹은 저자의 이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렇고 그런 멘탈 힐링을 빙자한 뻔한 책이 한 권 더 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길수록 초기의 부정적인 생각은 사라지게 되었다. 너무나 식상한 표현이지만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새삼 되새겨보면서, 진정한 자율성을 찾기 위해 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거창한 심리학적이나 정신분석학적 이야기가 아니라 자잘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책의 큰 주제인 자율성 그리고 능동성에 관해서 정신과 의사로서 본인의 상담 사례를 적절히 섞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말고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저자는 결정 장애와 관련하여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애초에 후회 없는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데 무결점의 결정을 내리기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오히려 그렇기에 결정을 못하거나 주객전도의 상황에 빠지곤 한다는 것이다. 추억을 잘 담기 위한 카메라를 고르던 사람이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서 수 많은 기종과 다양한 가격대라는 선택지를 마주하면서 어느새 본질과 목적은 상실해버리고 단지 조금이라도 좋은 제품을 싸게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격이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왜,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의 단점은 사례가 지나치게 많이 언급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저자가 인용하는 사례의 상당수가 해외의 논문과 연구 결과에서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생생한 목소리를 담으려는 것은 좋으나, 대한민국 3040의 현실에서 벗어난 이야기거나 혹은 지나치게 원론적이고 아카데믹한 이야기를 읽고 있다 보면 생생한 장점조차 희석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하나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정확한 독자가 누구이며 자율성을 회복하는 대상이 누군지에 대해서 다소 불명확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는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3040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듯하나, 한편으로는 3040 본인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3040을 이야기하면서 그들 자녀의 자율성을 논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면 이 책의 목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일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챕터 말미에 다양한 워크북이 포함되어 있어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순탄한 삶을 살아오던 사람들 중 대다수가 어느 순간에는 비포장도로에서 길을 헤매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다시 평탄한 길로 접어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평탄한 길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그 대신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으면서 울퉁불퉁한 비탈길에서도 이 차의 주인은 나다. 운전은 내가 한다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마음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대개 스무 살을 넘으면 인생은 방향 표시도 제대로 없는 비포장도로에 접어든다. 누구나 아찔한 어지럼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러한 인생에 가장 좋은 멀미약은 포장도로를 찾기보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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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지난달에 나왔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구매는 아직 못하고 스크랩만 해 놓은 책들.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결핍의 경제학> <트랜스 시대의 트랜스 브랜딩>

이미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주인과 만나지 못한 책들이 매주 늘어가고 있지만 
항상 그렇듯이 아침 30분과 저녁 30분의 나태함만 이겨낸다면 훨씬 풍성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텐데!

4월 6일 서점에 가보았더니,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은 아직 미출간된 사실을 알았다!
4월 8일에 예정이라는 걸 보니..."3월"의 도서라는 점에서는 out일 듯!
어찌되었든 간에 나오고 나면 꼭 읽어볼 책이라는 점은 변함없는 인물인 것에는 확실.

그 대신 서점에서 특이하고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생각기법 트리즈 TRIZ는 전의 회사 다닐 때, 별도의 교육 과정까지 두고서 엄청 강조하던 방법론이다.
러시아 혹은 구 소련의 발명가가 고안한 이 기법은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 사고를 이끌어 내는 혁신적 방법이라고 한다.
여러 국가에서 이미 번역 출간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마존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된 책이라고 한다.

생각하는 법, 발상의 전환, 혁신적 사고법, ... ..., 이런 이야기는 식상할 수도 있다.
게다가 방법론을 안다고 해서 그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지 방법론 자체의 역할은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기대를 했다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틀"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배워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치 일단 언어를 배우고 읽고 쓰고 말하는 법을 알아야지 문학 작품을 쓸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프레임워크라는 점에서 TRIZ 기법은 의미를 지닐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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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니뭐니 해도 최근 가장 주목할 인물은 미국 아니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Tesla의 엔론 머스크.


영화 아이언맨을 보지 않았기 떄문에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가 연기하는 토니 스타크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를 읽고나면 아마도 SF 영화 속 인물이 실제 현실에 존재한고 있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을 것 같다. 스티브 잡스 이후로 가장 혁신적이자 오히려 그를 능가하여 세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엘론 머스크. 
스마트폰의 포화 이후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지 못하는 삼성전자와,
지금까지의 제품 공식이 송두리채 바뀔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현대자동차는 물론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역설적으로 따스한 봄햇살을 쬐며 읽어봄직한 책이 아닐까 싶다.
















2. 바쁜 사람은 바쁘니까 바쁜걸까? 


경제학의 기본은 희소성(Scarcity)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 첫번째 수업 시간에 배운다. 하지만, 희소성이라는 개념이 교과서를 벗어나서 개개인의 삶에, 현실 세계에 적용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희소한 상태라는 것을 마치 의식적으로 부정하는 듯이, 정 반대의 행동을 취하곤 한다. 바쁜 사람일수록 시간 관리를 잘해서 쪼개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즉, 희소하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자원 활용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에라 모르겠다-라는 식이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경제학과 심리학의 만남은 행동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탄생을 이끌어 냈다.그리고 역사상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경제학 전공자가 아닌 심리학 박사에게 선사함으로써 행동 경제학이 더 이상 소수의, 비주류의 학문이 아님이 입증되었다. 이 책 <결핍의 경제학>은 그 연장선상에서 하버드에서 온 경제학자와 프린스턴에서 온 심라학자가 함께 머리를 맞댔을 때,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나는 매일 저녁 5시 경이 되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뭔가 쫓기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3. 이종 간의 가로지름, 교류, 결합, 합체, 융합, 컨버젼스.

모든 것이 합쳐지고 새로운 것으로 나타는 이 시대를 두 저자는 트랜스(trans) 시대라는 새로운 용어로 정의한다.

이러한 트랜스 시대에는 거기에 걸맞는 트랜스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책은, 다른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이력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의 장대련 교수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 받는 마케팅/브랜딩 분야의 전문가이다.

홍익대학교에 몸담고 있는 장동련 교수 역시,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전문가(라고 한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이름이다. 대련 동련? 동련 대련? 두 사람은 쌍둥이다.

경영학과 시각디자인, 시각디자인과 경영학.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두 분야지만 그 사이에는 하나의 교집합이 있다.

바로 브랜딩이다. 브랜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경영학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는 안될 것이다.

그 답의 일부는, 디자인 전문가가 해야만 하는 것이 21세기의 '브랜딩'이 아닌가 싶다.


그런 관점에서,

한 몸에서 태어난 쌍둥이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다시 모여 한 입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무척 기대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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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기 2014-04-0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4월 추천 도서(3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파트장 드림

2014-04-06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지기 2014-04-06 22:36   좋아요 0 | URL
네 3권 중 첫째 권을 수정하겠습니다. 파트장 드림
 
변호사처럼 반론하라 - 원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면
우에노 마사루 지음, 김정환 옮김 / 끌리는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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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지방 검창철 검사로 30년 간 일한 뒤, 변호사로 활동 중인 우에노 마사루 씨가 말하는 '원하는 대화를 이끌어 내는 반론 방법'에 관한 책이다.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문에는 상당히 의미 심장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검사와 변호사로 5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저자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반론'이란, 자신에게만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머리 속에, 마음 속에 고여 있고 막혀 있던 답답한 생각 또는 느낌이 원활하게 소통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반론'의 진정한 의미가 될 것이다.

진정한 반론은 자기 자신만의 승리가 아니라, 상대의 이익과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반론이란 무엇일까? 때로는 질문을 던지면서 반박을 하기도, 때로는 웃으면서 부드럽게 받아 치기도 하다가 어떨 때는 강하게 주장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다가, 때로는 멋적게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반론의 방법은 이처럼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반론은 다섯 손가락처럼>

 

그렇다면,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진짜 '반론'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본 책에서 총 5가지 챕터로 분류된 53가지 반론의 기술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있다.

 

1장 노를 "예스"로 바꾸는 반론

2장 불리할 때 사용하는 반론

3장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이기는 반론

4장 심리트릭을 활용한 반론

5장 유형별 효과적인 반론

 

그 중에서도 몇 가지 특별히 인상적인 것들을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01. 원정 그라운드를 홈 그라운드로 바꿔라: 불가피한 원정일 경우 일찍 가서 사전에 정보를 습득해라

03. 큰 반론을 성공시키려면 먼저 작은 반론을 하라: Foot in the door

08. 마음을 열지 않는 상대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라

12. 이야기 도중에 상대가 우쭐거릴 만한 화제로 유도하라

17. 반론을 듣지 않는 상사는 손해 보기 쉽다

27 불행의 이유를 '행복의 이유'로 바꿔라

33. 과도한 경어나 상투적 표현으로 반론을 봉쇄하라: 정나미를 떨어트려라

35. 약한 '' '우리'로 바꿔 말하라

44. 거절하고 싶을 때는 먼저 칭찬하라

 

53개 전부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일부 반론 기술은 아래와 같이 그림으로 도식화된 설명이 주어지고 또 어떤 기술은 본인의 에피소드 혹은 과거 역사, 문학 또는 영화 등 예술 작품 속 이야기 등의 사례로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 기억에 남는다.

 

<이런 상사는 사절이다>

 

 

일부 반론 기술은 서로 중첩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어떤 것들은 딱히 반론의 기술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민망하거나 당연시될 정도의 것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의도가 무뎌지거나 무의미해진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제목이 자극적이면서 극단적인 구석이 있기는 하다.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변호사"와 같은 반론을 펼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렇지만, (일단은 아쉬운대로 본인이라도, 나아가 만약 가능하다면 상대방도 포함해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일례로, 어릴 적의 나는 평소에는 퉁명하고 무뚝뚝했지만, 용돈이 아쉬울 때가 되면 아침부터 상냥하고 잘 웃는 아이였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는 하지만, 당시의 내 전략은 너무나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었나 싶다. 웃는 얼굴로 안방에 들어가는 순간, 항상 어머니는 "오늘은 또 뭐가 필요하니?"라고 말씀하셨으니까.  만약 내가 서로 기분 좋은 중장기적 전략을 쓸 줄 알았더라면, 아마 과자 한 봉지는 더 사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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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 행복을 결정짓는 작은 차이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박효은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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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 북로드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헌혈 센터 직원도 아니고, 간혹 혈액형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당혹스럽다. “xx형입니다라고 하면, “! 어쩐지 그럴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대꾸를 해줘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고작 4가지 분류로 나눠놓으면서, 이상하기 짝이 없는 스테레오 타입에 껴맞춰서 그 사람은 xxx한 사람이야. 왜냐하면 xx혈액형이니까 말이야라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함을 넘어 부당함 내지는 무지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성격 대신 행복에 관해서 논하는 이 책은 적어도 그런 면에 있어서 만큼은 혈액형에 비하자면 훨씬 합당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아니 오히려 흥미로운 점이 많은 책이다. 52가지 섹션을 6개 장에 나누어 담은 행복학에 관한 이 책은 수 많은 주제(섹션)별로 심리학자, 경영학자, 의학자 등이 세월에 걸쳐 연구한 각종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행복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학문적 근거 있음이라는 든든한 빽과 함께 외롭지 않다는 안도감을 건네 준다.

오늘날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으로서 부정적 감정은 피하고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며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다. 주관적 안녕감은 무엇이며,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다 필요 없다. 삶의 만족감과 관련된 것이라고만 생각하자.

 

삶의 만족감과 행복에 관한 본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행복에 대한 진지한 잡담

2장.       행복한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3장.       지극히 사적인 행복

4장.       행복을 오해하지 마라

5장.       진정한 행복의 비결

6장.       행복은 실천하는 것

 

이 책의 특징은 행복에 관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 있다. , 한 섹션에 3-5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일단 분량에 부담이 없고, 꼭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또한 다루는 내용도 돈, 주거지, 건강, 미모, 자녀, 나이, 결혼, 섹스, 친구, 목표, 직업 등 다양한 주제에서의 행복의 의미와 이를 증대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사람살이의 모든 측면에서 볼 수 있는 행복을 소소한 것부터 거시적인 국가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존에 알고 있는 관념을 깨어 부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4장 행복을 오해하지 마라. 이 특히 대표적이다.

 

20. 돈이 행복하게 해줄까?

21. 직장에서 머나먼 전원주택과 직장 옆 원룸 중 어디가 행복할까?

22. 건강해야 행복할까? –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25. 가장 행복한 나이는? – 65~85세라고 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행복에 대한 정의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이 좋은 점 또 하나는 각 섹션 별로 레퍼런스(참고문헌)이 모두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한국 번역서들이 원 저자의 노고를 애써 무시해가면서 참고문헌 정리하고 인쇄해봐야 얼마나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참고문헌 자체를 빼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고맙게도 이를 모두 살려주어 만약 연구 결과의 원문이 궁금하다면 이를 직접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정상비정상으로 만든 좋은 사례라고 해야 할까?

 

행복에 관한 대표적인 개념 중 하나는 GDP GNH(Gross National Happiness, 국민총행복 지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거기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한국의 낮은 순위일 것이다. 책에 따르면, 행복은 개인적인 목표에서 온다고 했다. 행복이 되었든, 경제력이 되었든 간에 무의미한 거시 숫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짜 행복과 성공과 만족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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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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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사랑이 뭔지도 모른 채 고독을 껴안게 된 여자와, 고독 속에서 살면서도 사랑을 모르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원했건 원치 않았던 단절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일방향적인, 그야 말로 PC통신 시대스러운 관계의 이야기다. 02로 시작하는 집전화로 설레임을 건네고 싶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을 때, 그 설레임은 유보될 수 있고 오히려 더 큰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연결되지 않은 전화가 가져오는 고독은 단지 잠깐의 기다림일 뿐이며 분명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그와 그녀는 기다림의 즐거움을 믿고 더 큰 보답을 기대한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소위 모바일 유비쿼터스 시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나를 ‘씹는’ 것이기에 설레임은 곧 바로 ‘1’이라는 숫자와 함께 분노로 나타날 것이다. 받지 않는 전화는 나의 고독을 잠시 연장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상실을 의미하며, 이는 나아가 사랑의 상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어떻게 견뎌내야 할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영리하게도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대 초반, 아직 우리가 ‘스마트’해지기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스마트’한 연애보다 더 큰 사랑은 고독과 기다림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처럼… 물론 그 보답은 아무도 기약할 수 없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드라마 작가 하명희가 쓴 본 소설은 원포인트의 따뜻한 감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전혀 예기치 않은 시점에서, 극히 미미한 순간에 반짝이는 감수성은 읽는 이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곤 한다. 마치 족발 집에서 일하는 프랑스 유학파 요리사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이렇다. 일방향 사랑을 하는 세 사람이 있다. 첫 번째 사람은 두 번째 사람을 응시한다. 그러나 두 번째 사람은 세 번째 사람만을 쳐다본다. 이 시점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고독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며시 비치는 세 번째 사람의 얼굴 결정적 포인트다. 그 얼굴에는 아무 표정이 없다. 일방향 사랑의 종착역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 곳에도 마음이 뻗어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진실은 모른다.

 

내가 오래 전에 버렸던 이름을 그가 다시 불러 주었다. 그는 나의 어떤 것도 버리지 않는 남자처럼 내게 다가왔다(p.139)

 

꽃은 원래 그대로인데 이름 붙이고 의미 붙이고 애착한 건 나다. 꽃이 내게 이름을 붙이라고 하지도 않았고 의미를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순전히 내 뜻이었다 (p.178)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생생함이 떨어지고 균형이 맞지 않다는 점이다. 사랑을 하면 유치해지거나 바보가 되기 때문일까? 단순히 그런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라던지 가지고 있는 힘에 비해서 유독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칠 정도의 가벼움 혹은 오글거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역시도 애절한 사랑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아래 문장에서의 ‘홍아’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똑 같은 드라마를 봐도 사람에 따라 그 감상이 다르다. 홍아가 리얼리티가 없다고 평한 드라마가 정선에겐 가슴을 두드리는 울림이 있었다. (p.210)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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