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경제사 - 5000년 부의 흐름을 읽는
앤드루 리 지음, 고현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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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이 어떻게 수많은 사람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는지, 경제가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 왜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는 일이 필수적인지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시장과 자본주의가 많은 사람에게 번영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자본이 없는 이들의 행복은 보장하지 않는다. (p.293)

농경의 시작부터 중앙은행의 등장, 
기후위기, 팬데믹, 그리고 불확실성이 더해진 지금까지
경제사를 한 번에 알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정말 액기스만 모아놓아서, 
이미 경제 관련 책을 여러권 읽었다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연대기적으로 한 번에 후루룩 훑을 수 있고,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처럼 술술 읽힌다는 점이 장점이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아프리카가 노예공급처로 전락한 이유는, 
질병의 위험성이 컸기 때문. 

유럽 정착민들이 현지의 질병에 취약했기 때문에, 
도로나 행정기관 구축 등 투자 인센티브가 없었다.
따라서 지배를 하면서 인프라가 보급되기도 하는데, 
아프리카에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또 한가지. 
튤립파동이 역사상 최초의 금융버블로 언급되지만, 
네덜란드 경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고, 
튤립 다음으로 히아신스 개량으로 넘어갔다는 것. 
그러니까 새로운 튤립 품종을 수도 없이 만든 것이
혁신은 맞았다고...


비트코인을 튤립파동에 비유했었는데, 
이제는 디지털자산으로 자리잡았으니. 
혁신은 혁신이네 싶고...

_ 불평등에 대한 한 이론에 따르면, 불평등의 정도는 교육과 기술 발전의 상대적 속도에 의존한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교육이 정체되면 사회는 불평등해지고, 교육 수준이 신기술 출현 속도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사회는 더 평등해진다. (p.173)

사회는 평등해질 수 있을까? 



기술은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교육은 흘러간 이론과 기술을 교육하고, 
비싼 사교육은 양질의 수능을 향하고 있고, 
대학에도 실력있는 교수는 부족하다.


기술 발전의 선두주자에 있는 빅테크는 
이미 대학 교육에 불신을 갖고 있다. 


팔란티어는 아예 고졸자를 채용해서 실무를 가르치고
회사가 발급한 학위를 준다. 
오픈AI도 학력을 보지 않고, 
IBM, 애플 등 빅테크도 학력요건을 고려하지 않는 직무를 늘리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경제뿐 아니라, 
교육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기나긴 경제사를 한 번에 후루룩
훓을 수 있는 책이다. 



#세상에서가장짧은경제사 #세계사 #경제공부 #돈공부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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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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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있다.
언제나 그렇듯 짧지만 여운이 남는 이야기

원서의 부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말로 전하지 않아도 온갖 감정이 요동칠 때. 세 편의 글이 그렇다. 

잔잔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사실은 내면에 폭풍이 몰아치는 상황. 


남자를 떠나는 여자와 그 상황을 마주한 남자의 민낯,
무례한 남자를 마주한 후 글로 소소한 복수를 하는 여자, 
일탈을 탐하다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여자.


때로는 남자가, 때로는 여자가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의 현실도 그렇다.

남자와 여자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서. 

자란 환경이 모두 다르고 습관과 사고방식이 다르기에. 때로는 그 마찰이 폭발적일 때가 있고, 단순히 다름으로 치부하고 지나갈 때가 있다.

소설은 그러한 상황을 잔잔히 보여준다. 문제인식을 하고 난 후에는 이미 늦었을뿐.

특히 #남극 소설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일탈을 꿈꾸는 여자의 최후는 가볍지 않았다. 인과응보와 같은.


클레이 키건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도 분명히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든다. 


#클레이키건 #다산북스 #허진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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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글쓰기, 저작권 -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창작은 어떻게 바뀌는가
정지우 지음 / 마름모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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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AI가 모든걸 뒤덮을라치면 인간은 그 틈새에서 또 다른 인간적 경험을 갈망하며 삶의 고유한 경험을 생성해나갈 것이다. AI가 세상의 모든 그림을 다 유려하게 그려버리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림자체가 아니라 즉석에서 인간이 직접 그림 그리는 ‘과정 자체를’ 최고의 볼거리로 여기며 가장 경탄하게 될 수 있다. (p.92)




디즈니와 유니버셜이 이미지 생성 AI스타트업 미드저니를 상대로 공동소송에 나섰다. 제출한 자료에 포함된 이미지만 보아도 원본과 생성형AI이미지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지브리는 오픈AI측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디즈니는 이미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했던 전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1928년 당시 56년이었던 저작권 보호기간이 두번의 연장 끝에 95년까지 늘어났으니. (이제 우린 다이소에서 디즈니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 ㅎㅎ)




이 싸움이 어떤 선례를 남길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 또한 법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AI기업 편을 들어줄지도 모르니…




아무튼 AI 100조 운운하는 시점에 이 책을 집어든 것도 운명!




처음 글의 시작은 인간의 본질부터 시작한다.

_ AI시대의 가장 첫 번째 화두는 바로 ‘나는 왜 가치 있는가’이다. (p.21)




AI가 일상에 더 깊숙이 관여할수록, 올해 내가 생각한 것은 딱 2가지였다.

경험, 그리고 커뮤니티.




내가 직접 오감으로 느끼며 경험을 하고,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이러한 것들이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아날로그적인 것들에 집중했다.

AI를 공부하는 것이 아닌 철학과 인문에 호기심을 품는 것처럼.




정지우 작가도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
AI가 아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좋았다. 뭔가 나와 통하는 것 같아서.




남이 아닌 나를 바라봐야 하는 시대.




_ AI 시대는 우리가 바로 이 ‘삶의 본질’을 정확하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우리 인간은 서로의 시간을 빼앗아서 서로의 삶을 만들며 서로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p.33)




그리고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




AI로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정보를 편집하고 보는 안목은 더 높아져야한다는 것.
나 역시 매일 내게 필요한 정보가 들어오는 시스템을 갖추고,
그 중에서 내가 선별하여 받아들인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별과 편집은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앞으로는 더하겠지 싶다.




구글에 AI모드가 탑재된 순간,

뉴욕타임즈 클릭 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사실은
AI가 이미 정보를 선별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제 3줄 요약으로 모든 걸 다 안다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_ 달리 말하면, 세상에 온갖 정보가 넘쳐날수록, 사람들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나 존재에 의존하게 된다. (p.73)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최근 보았던 수많은 기사가 떠올랐고,
내 안에 고여있던 생각들이 함께 떠올랐다.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고민해본다면,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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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재발견 - 내가 좋아하는 나로 사는 144인의 일상력
컨셉진(월간지) 편집부 지음 / 컨셉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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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재발견 #114인의일상력



월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컨셉진>에서 114인에게 물었다.

“당신의 일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

이 책은 그에 대한 모음집이다.



이승희님: 시간을 잊고 일상 감각하기

오은님: 하루 한 장 사진일기

문주희님: 편지 쓰는 시간 마련하기

이윤경님: 당연하다는 전제 제외하기



읽다보니 결국은,

바쁜 일상에 자기만의 쉼표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노하우 아닐까 싶었다.



그럼 나는?

너무 바쁘면 하루가, 일주일이 휘리릭 스쳐지나간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들,

그러한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대부분은 루틴에서 약간 빗겨난 일상이 그러하다.


어제 휴가를 내고 첫째 아이의 등원을 도왔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아이가 손을 흔드는 모습,

누군가는 자주 보는 일상이겠지만,

내게는 일년에 몇 안되는 날이었다.



아이가 안 보일 때까지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혼자 등원할텐데,

손잡고 학교를 함께 가는 일도,

학교 앞에서 손을 흔들며 반겨주는 것도

얼마 안 남았네 싶었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며 기억으로 남겼다.

루틴하지 않은 일상은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

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기쁨을 안겨준다.



루틴해지면 별일 아닌 일들도.

그런 것들이 일상력을 키우는 비결 아닐까 싶다.



루틴을 살짝 빗겨간 일상,

나만의 쉼표 찍기.



아등바등 사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들 자기만의 쉼표를 찍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나’로 사는 모습에 대한,

일상력을 묻고 답하는 형식이다.


답변에는

남들이 기억하는, 또는 기대하는 모습은 없었고,

정말 오롯이 자기만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정말 나를 충전하는 그 시간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시간들이 모여

나를 지지하는게 아닐까 싶다.



일상을 잘 보내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더 많은 쉼표를 줄 것.

그런 생각이 든다. 


해당 도서는 서평을 위해 자기발견 매거진 컨셉진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컨셉진 #일상력 #내가좋아하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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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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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현대 사회에는 새폴스키가 말한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것과 같은 급성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사람들은 만성 스트레스 요인들을 스스로 만들어내 전파한다. 옆집 사람과 비교하며 사는 삶, 청구서, 뒷담화와 소문 등. 새폴스키는 바로 이것이 오늘날 사람들이 포식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 때문에 잡아먹히는 이유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언제, 왜, 누구보다 더 많이, 더 먼저 성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p.244)



수면장애를 위한 슬립테크 시장,

체중감량을 위한 위고비,

궁극의 편안함, 그 뒤에는 무엇이 남을까.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그 시절,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한게 아니였을까.



알코올중독자였던 저자가 알래스카로 떠난다.

33일간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 곳에서,

이쯤되면 하이킹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처음에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입이 벌어지지만

그것도 잠시,

기나긴 따분함이 그를 덮친다.

춥고 배고픈 시기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생존을 위해 순록을 사냥한다.



그러나 막상 순록을 찾는 것부터

사냥 후 무거운 순록을 이고 지고 이동하는 것까지,

그야말로 과거 우리 조상들이 겪었을 법한 일들이다.



마치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_ “상대적 판단이 반복되면 동일한 대상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갈수록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잠식 현상은 현대인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에서도 볼 수 있다고 레버리는 말한다. 이것을 ‘편안함에 의한 잠식’이라고 해주자. 사람들은 새로 등장한 편안함에 적응하면 이전의 편안함은 더는 수용하지 못한다. 즉, 오늘의 편안함은 내일의 불편함이 된다. 그러면서 편안함의 새로운 기준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p.44)



편안함이 잠식해버린 삶과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일상.

따분함을 견디지 못하고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한다.



결국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대인들

백색소음마저 들리지않는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된다.



불편함에 저항하는 능력,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며 멍때리는 시간,

효율성을 따지는 일과에서 잠시 멀어져있기.



_ 자연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한마디로 ‘명상 없는 마음챙김’이다. 매일 잠깐이라도 자연 속에서 산책하는 것은 명상의 훌륭한 대안이 된다. 물론 숲속 걷기가 마음의 치료제가 되려면 휴대폰을 멀리하고, 어떠한 정보도 귀에 흘러 들어오지 않는 상태여야 한다. (p.190)



AI가 일상을 더 엄습해올수록

나는 ‘오프 그리드 라이프’를 떠올렸는데,

그가 떠났던 33일간의 알래스카는,

좀 더 날것의 생생한 삶을 보여주었다.



관련 책으로 <경험의 멸종>,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 등이

떠오르는데, 이 책이 좀 더 생생하다.




광활한 자연 앞에서 저자의 자기 성찰 이야기를 듣다보면,

너무 편안한 삶에 길들여져서 아픈게 아닌지,

나 역시 불편함에 저항하는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주 사소한 계단 오르기부터.



이 책은 정말 추천하고 싶다.



_ 부모는 자녀가 가는 길에 놓인 모든 장애물을 맹렬하게 치워버린다.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는 젊은이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을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는 현상의 원인을 아이의 탐험을 가로막는 풍조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p.82)



_ 부탄은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 목록에서 디즈니랜드 다음으로 등장하는 나라다. 이 나라는 하루에 1번에서 3번씩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국가 교육 과정의 일부로 포함되어 있다. 즉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부탄 사람들의 집단의식 속에 각인되어 있다. (p.294)



_ “힘겨운 도전에서 끄트머리에 이르게 되면 이제 막다른 곳까지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쨌든 계속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뒤를 한번 돌아보고 나서, 한때 여기가 끝이라고 믿었던 곳을 넘어서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런 순간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죠.” (p.342)



_ 녹스 박사는 “뇌는 실제 육체적 탈진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서 ‘불쾌하지만 환상적인 피로감’을 이용해 브레이크를 건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엘리엇이 말한 ‘한계를 넘는 경험’의 원리다. (p.344)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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