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소주: 더 비기닝 - 원하는 것을 원 없이 즐기는 사람들의 한계 없는 도전
김희준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12월
평점 :
원소주의 시작, 제작과정, 브랜딩, 유통 등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해서 궁금했다. 박재범 소주로 유명한, 그 원소주. 원소주의 성공이 단지 박재범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제본 서평단으로 신청했다. (물론 저자도 박재범이 아닌 CCO 김희준님이다.)
16도의 희석식 소주가 즐비한데, 22도의 증류식 소주를 만들기까지 저자는 고민이 많았다. 왜 22도를 선택했는지, 그 도수를 선택했던 것부터 양조장을 찾고, 디자인을 하고, 용기, 라벨, 병뚜껑까지도. 그 모든 것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
_ 원소주를 만든다고 했을 때 그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말은 '우리나라에서 술은 안된다'였다. (p.72)
원래 지나고 보면 다 제자리인 것만 같은 것들이,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게 선택지 아니던가. 그래서 저자의 모든 고민과 그 과정이 다 이유가 될만했다. 어쩌면 흔한 선택지에서 고르는, 익숙한 선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_ 원소주의 협업 기본 전제는 '어떻게 소주 브랜드가 이런 시도를 하지'다. (p.175)
상품이 나오는 과정 하나하나 흥미로웠는데, 협업과정이나 그들이 마케팅을 하는 방식 또한 재미있었다. 물론 읽는 나는 재미있지만,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협업이 엎어진 것도 있고, 물량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애를 먹거나, 노이즈 마케팅으로 오해 받거나.
그러나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협업 준비과정을 읽다보면, 원소주를 맛보기 위해 오픈런했던 사람들이 이해된다. 고객은 늘 알아본다. 진심인지 아닌지.
22년 5월까지 대표와 이사들을 제외하면 직원이 단 2명이었다는 저자의 고백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정말 원소주에 진심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그러니 고객들이 그렇게 알아보고 인스타에 스스로 올리고, 자발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수밖에.
원소주, 원소주 스피릿, 원소주 클래식 등 22도의 저도주에서 시작해 24도, 28도까지 런칭되었다. 현재 네번째 45도의 고도주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토닉워터와 섞어 마시거나, 칵테일에 섞어 마시는 그런 술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잭다니엘, 짐빔, 이런 술들과 고도주의 원소주가 나란히 어깨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요즘은 프로세스 이코노미 시대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는 과정, 그에 얽힌 스토리가 격차를 벌린다. <더현대서울 인사이트>를 읽고나면 더현대서울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도 그러하다.
책을 읽고 GS25에서 원소주 스피릿을 구입했다. 지금은 자개느낌이 나는 원소주 스피릿의 라벨과 원소주의 BI가 눈에 들어온다. 책을 읽기 전 원소주의 맛만 보고, 뚜껑이나 라벨 등의 디자인은 전혀 눈에 담지 않았던 내가, 이렇게나 눈여겨보게 된 것이다. 이야기의 힘이다. 이 책이 나오면 원소주는 또 흥행하겠지 싶다. 책을 읽고 나면 원소주를 마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