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빛나게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황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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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온앤오프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곡을 작업하는 사람, 이런 세계의 사람은 어떻게 일하고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이 에세이는 작사가답게 아름다운 단어나 문구도 많았지만, 사이 사이 음악일을 하는 직업과 그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감성 기술자라고 표현하는 데, 그 표현이 왜 이리 와닿는지.


이 세상에 낭만적인 일은 없는지도 모르겠다. 좋아서 시작하지만, 하다보면, 프로가 되버리면 그 때에는 즐기는 것이 더 어려운지도. 


창작 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책에 담겨 있었다. 노래도, 글도, 그런게 아닐까. 특히나 이런 분야는 근면성실이 참으로 필요하다. 써지지 않는 날에도, 여행을 갈 때에도, 늘 무언가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둥바둥 짐을 챙겨가지만,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날들이 있고, 괴로워한다. 황현님 역시 마찬가지, 그가 쓰는 많은 곡들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특히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인스타에 짧은 글들을 모아 놓은 스타일의 에세이다. 어떤 글은 가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세밀한 감정 표현이 담겨 있기도, 어떤 글은 담백한데 뭉클한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 놓기도. 


'감성 기술자'라고 그는 표현했지만, 다른 사람의 감성을 메만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다. 


고백이나 이별의 순간처럼 여러 감정의 게이지가 높아진 찰나를 초 단위로 복기한다. 너무 개인적이고 특이한 경험은 제하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순간을 추린다. 과거를 다시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곡을 팔아야 하니까. 기억을 끄집어내 여러 인연과의 경험을 모아 한 곡에 담기도 했고, 때론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에게 하는 말을 가사로 쓰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감정을 복기하고,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다 보니 어느새 ‘감성 기술자‘가 되어 있었다. - P42

난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살고 있다.
- P81

오늘은 어제라는 레이어를 복제해 그 위에 약간 다른 모습만 겹쳐놓은 게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더는 새로움이 없는 별에 살고 있다. 그러나 새로워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우리는 이내 무언가를 보고, 듣고, 나눈다. 그렇게 끊임없이 변주하며 살고 있다. - P142

참치와 같은 회유성 어류는 부레가 없어서 헤엄을 멈추면 죽는다. 이 말을 할 때면 열 중 아홉은 "진짜?"라고 묻는데, 진짜다. 이 사실을 어디서 처음 접했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스스로가 참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심각한 워커홀릭 유전자는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이 확실하며, 아마 내가 DNA를 거슬러 여유 있는 삶을 살기란 어려울 것이다. - P201

소리라는 아름다운 파동에 얹어 보내고픈 말이 있어. 그래서 가사를 쓰는 거야.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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