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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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어쩌면 아이들이 나를 키우는 것인지 모른다. 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스스로를 얼마나 조이며 살았을지, 오만한 생각을 하고 살지 않았을지, 그런 나는 지금보다 행복하지 않았을 거라고 가끔 생각한다. 

물론 아이들 때문에, 충분하지 않은 나만의 시간을 욕망하기도 한다. 삶이란 원래 플러스와 마이너스 조합이니까.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해지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이들의 말을 다 기록했어야 하는데, 그때 우리 아이도 이런 말을 했었는데. 그래서 나의 기억세포 하나 하나 건드리는 느낌. 

내가 어렸을 때도 그랬을까, 어쩌면 그 기억이 모두 없어져서, 우리 아이들이 그 기억을 되살려주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아이들이 공들여 만든 세상에 눈치 없이 들어가 무례한 훼방을 놓지 않으려면 매너가 필요하다. 골똘히 집중해 만들어낸 그들만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명심. 타인에게 원하지 않는 조언을 하는 대신 나만의 세계에 집중하는 센스. 그 점을 기억할 수 있어야 언젠가 아이 마음의 방문 앞에 ‘출입 금지, 질문 사양, 방문 사절‘이라는 팻말이 붙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세계를 사려 깊게 존중받은 경험은 언젠가 아이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 P150

아이들은 그래서 어른보다 행복하다. 나를 기쁘게 하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들을 보고 즐기는 것을 바쁘다고 미루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자신이 찾은 행복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누리려고 애쓴다. - P49

아이들 곁에 있으면 자꾸 욕심이 생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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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이별 - 나를 지키면서 상처 준 사람과 안전하게 헤어지는 법 오렌지디 인생학교
인생학교 지음, 배경린 옮김, 알랭 드 보통 기획 / 오렌지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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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서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헤어지는 커플은 없다는 사실 말이다.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저 달라서가 아니라, 둘 중 하나가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은 상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해서다. (p.17) 

알랭 드 보통, 그 이름 하나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옛날 옛적 그의 책을 읽고나면, 그는 왠지 사랑에 대해 다 아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별에 대해 그는 어떻게 말할까, 궁금했다.

일목요연한 책의 목차, 그가 뭐라 말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 같은 느낌. 


어렸을 때에는 누군가 만나면 공통점부터 찾았다. 그런데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점이 훨씬 더 많아진다. 당연하다. 그 차이를 서로 어떻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이냐, 그 태도가 사랑을 잘 지켜나가는 비결이라고.



사랑도 이별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아서도 안되며,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별을 말하기 어려워 해서도 안된다. 사랑과 이별을 통해 배우는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내 삶의 가치관은 예전보다 더욱 선명해질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배우게 되는 것들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한다면, 이 책 역시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소설로 사랑을 말할 때 그 낭만은 사라졌지만, 이별을 문답형태로 이야기하니 더 직선적으로 대답이 꽂히는 것 같다. 인생학교 수업을 휘리릭 수강한 것 같다.  


정말로 관계를 ‘떠나는‘ 쪽은 바로 더 이상 애정을 베풀지 않는 사람이다. 달리 말해 상대와 자신이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믿는 쪽이 여전히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머무르는‘ 사람이다. - P75

사랑의 문제에 있어 ‘틀린‘ 것은 없으며, 온전히 ‘옳은‘ 선택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좋은 날에도, 힘든 날에도, 그저 인생의 섭리를 겪어 내는 것뿐이다. 어떤 아쉬움이나 후회도 없는 선택을 하려는 과욕을 내려놓아야 한다. - P173

다시 말해서, 공통 분모는 초기 관계의 진전을 돕는 게 전부다. 어느 순간부터는 천생연분이라 불리는 커플 사이에도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차이를 다루는 태도에 달려 있다. - P19

행복한 삶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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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7가지 심리 처방전
도하타 가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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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심리사가 말해주는 마음 처방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정도로 매끄러운 설명이 주를 이뤘다.

예전보다 공동체 의식은 부족해졌고, 취약한 개인을 돕는 시스템은 사라졌다. 개개인의 경쟁은 치열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개인의 실패가 되버린다. 저자는 이를 '사회의 조각배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조각배 시대에 일하기와 사랑하기를 구분하고, 연결을 통해 삶을 지탱할 것을, 후련함과 답답함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후련함과 답답함'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 불평불만을 이야기하거나, 어떤 상황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말하는 이는 무언가 말하고 공감을 얻음으로써 후련하고, 듣는 이는 상황에 공감함으로써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답답함이 이동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나 역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일이 많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답답함이 돌고 돌아 나에게 다시 돌아올 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늘 후련한 것이 최고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또한 나에게 여유가 없을 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만큼의 상황이 되지 않을 때. 관계란 쉽게 어긋나기도 한다. 마음 역시 쉽게 소모되고 충전이 필요하기에. 상대방이 기대한 내가 그렇지 못하면, 오랜기간 함께 했던 마음에 금이 가기도 한다.

나 역시 후련함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았다. 답답함이 성장이나 성숙이 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점차 이해가 되었다. 결국 내 마음이 받아들이기 나름인데, 내 마음과 감정을 배설하지 않고 이를 소화시키는 것. 쌓으면 병이 되겠지만, 소화시킨다면 이는 성장이 될 수도 있겠다고.



내 마음을 얼마나 잘 돌보는지, 살아가면서 굉장히 중요한 일 중 하나다. 그런데 혼자 할 수 없다. 마음을 드러내놓고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누군가는 계속 바뀌겠지만, 나는 끊임없이 마음을 치유하고 돌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아닐까.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요구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끊임없이 비자신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에 점점 비자신이 증식합니다. 정신 차리고 보면 자신의 인생이 가짜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끔씩 그렇게 증식한 비자신을 배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 P230

후련함과 답답함은 둘 다 마음 지킴법입니다. 후련함은 상처를 마음에서 ‘내쫓는‘ 반면, 답답함은 상처를 마음에 ‘담아‘둡니다. 방향은 정반대지만 이들은 양쪽 다 틀림없이 상처를 입었을 때의 대처법입니다. - P226

그때 상대는 답답함을 배설해서 후련해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상대 대신 답답해집니다. 그렇습니다. 답답함은 이동합니다. 후련하게 배설된 답답함은 누군가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장소를 옮깁니다. 그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닙니다. 답답함이 이동한다는 건 우리가 서로의 답답함을 대신 맡아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내 상태가 나쁠 때는 누군가에게 답답함을 맡겨둔다. 그리고 내 상태가 좋아지면 이번에는 누군가의 답답함을 맡는다. 이 반복이 인간관계의 본질입니다. - P232

후련함은 상처를 외부로 배설함으로써 나다움을 회복시킵니다. 답답함은 상처를 내부에서 소화함으로써 자신을 성장시킵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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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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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으로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는 시작된다. 미국에서 2021년 이 책을 시작으로 이미 3권의 책이 나왔고, 앞으로 4권의 책이 더 나올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이다.



이혼한 핀레이는 2명의 아이를 키우며 삶을 버티고 있는 작가다. 빵집에서 에이전트와 살인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옆에서 누군가는 그녀를 살인청부업자로 착각하면서, 그녀에게 남편의 살인을 부탁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에서는 '파네라'라고 누군가를 만나는 장소로 그 명칭이 나오는데, 파네라는 실제로 클램차우더가 맛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이다. 그래서 그 상호가 나올 때마다, 내 과거 기억이 소환되었다. 내가 그 때 거기서 빵을 픽업했지. 그래, 누군가와 거기서 만났지. 이러면서. 가게 상호명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소환해내는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들 그런 기억 있죠?) 



살인 미스터리에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가 뒤섞인 조합, 영상화하기에도 손색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이 흥행만 한다면, 무리없이 다음 시리즈 번역판이 나올 것 같은데.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이 책을 어떻게 마케팅하면 좋을지 고민했을 것 같다. 상품 구성은 좋은데, 어떻게 소개해야 사람들이 알아줄까, 뭐 그런 고민. (나도 왜 이 고민을 같이 하게 되는건지.)



이 책을 읽으면서 <오베라는 남자>가 생각났다. 그 소설도 엉뚱한 오베의 유머러스한 스토리가 매력이었는데, 오베 못지않은 핀레이가 이 소설에는 존재했다. 이상한 일들에 꼬여도 새로운 조력자가 나타나고, 어쩌다보니 일은 풀리고. (현실도 이러면 참 좋은데, 요즘은 조력자 만나기도 하늘의 별이다.)



그래도 우리 인생 역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언가 실타래처럼 엉켜도, 새로운 조력자가 나타나서 도와주기도 하고,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다보면 그 일은 또 지나가고. 남은 기억에는 그 당시 감정들이 무뎌진 채 약간의 흔적만 남기고, 그렇게 삶의 굴곡이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머리가 복잡할 때에는 유쾌한 소설만큼 약이 되는 것도 없다. 물론 요즘같이 영상이 더 인기있는 세상에서는 한 편의 영화를 선호할 지 모르겠지만. 끝나버리면 허무하기도 하고. 


소설은 몰입해서 읽다보면, 그 소설에 몰입한 나 자신을 발견하며 기특해하고. 왠지 모르게 내가 했던 고민이 조금 사소해지고, 금방 이렇게 잊었네, 하면서 별일 아닌 듯 한 발자국 떨어져 보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을 보는 것처럼, 책 읽는 나를 액자 속 구성으로 다시 나를 들여다보면, 한결 나아진다. 



제목은 심상치 않지만, 스릴러는 아니고 유쾌한 소설이다. 엉뚱한 캐릭터가 어쩌다 보니 일을 해결하는, 이런 스토리 구성은 흥행 성공 요소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삶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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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 - 어둠의 시간을 밝히는 인생의 도구들
미셸 오바마 지음, 이다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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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잘 짜여진 에세이라 생각했다. 미셸 오바마, 굉장히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구나. 진정성있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와닿았다. 퍼스트레이디가 아닌, 그냥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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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해독하는 일은 우리 자신의 본능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우리가 무엇을 마주했을 때 뒤로 물러서고, 무엇을 향해 기꺼이 다가가는지 살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왜 물러서거나 다가가는지 그 이유를 따져보는 것이다. (p.90)
```

미셸 오바마는 두려운 마음이 들 때면, 그 마음에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건넨다고 한다. 그러한 마음을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능숙하게 데면데면한 태도로 받아들이기.

갑자기 초등학교 때 생각이 났다. 엄마는 무엇이든 나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게 했다. 비가 와도 우산을 가져다주지 않는, 그러기엔 그녀 역시 삶이 너무 바빴다. 어느 날, 대학교 데모 시위가 한참이었고, 초등학교에도 화염병 냄새가 지독했다. 학교에서는 조기 귀가 조치를 했다. 집에 전화하니 빨리 오라고 했다. (그러니까 난 어떻게 집에 가야하나 걱정되서 전화했던 것 같은데...) 정말 그 난리통에, 대학생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던 그 길을 다다다다 뛰었고, 무사히 전철을 타고 집에 왔다. 그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다. 

그래서였나, 단단한 아이가 된 것인지도. 두려운 마음에 대응하는 경험이 축적되면서 말이다.

```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휘청거릴 수 있고 나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던 진실이 지워질 수 있다. 모든 일에 서툴고 자신 없어질 수 있다. 내가 누구이며 어디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윽고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마치 세상이 내가 못생겨 보이는 각도로 거울을 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p.150)
```

미셸 오바마의 아버지가 늘 했던 말 "내가 나한테 만족하면 누구도 나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없어" 흑인으로, 여성으로, 대학교 시절부터 수많은 경험이 그녀를 흔들리게 했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녀 역시 노력했다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전부가 아닌데, 내 마음속에서는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와 그 이야기를 나누며 풀어보려고 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또한 해결방법은 아닌 것 같다. 잠시 위안은 되겠지만, 그것은 아주 찰나일뿐. 그럴 때 글쓰기가 유용한 것 같다. 내 마음을 스스로 돌아보는 일, 미셸 오바마 역시 올바른 메시지를 머릿속에 남겨보라고 한다.  

```
중요하지 않아 보였던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하면 새로운 중심을 찾게 된다. 남들의 거울에 비친 나를 지우고 나의 경험, 나의 시점에서 좀 더 완전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자부심을 더 꼭 붙잡고 나를 얽매는 것들을 좀 더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 장애물이 전부 사라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더 작아지게 할 수는 있다. 작은 승리라도 나의 승리를 헤아려보는 것, 내가 괜찮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도움이 된다. (p.157)
```

마음속에 묻고 싶은 문구가 굉장히 많은 책이다. 굉장한 여운이 남는 책,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지치지 않고 삶을 사랑하는 태도에 대하여, 그녀가 하는 말들이 나의 내면에 부딪히며 어떤 일렁임을 준다. 그래서 오래 천천히 읽었다.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운, 내가 가진 '자기만의 빛'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나는 우리 각자가 내면의 밝음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아주 고유하고 개별적이며 보호할 가치가 있는 불꽃, ‘자기만의 빛‘이다. 자기만의 빛을 알아볼 능력이 생기면 그것을 사용할 힘도 생긴다. - P35

강력한 우정은 강력한 의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생은 내게 일깨워주었다. 우리는 부엌 식탁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채우고 의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친구가 될 만한 사람에게 "네가 궁금해"라고 말해야 하고 그 호기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정이 커지고 깊어질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며,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온갖 쌓인 일보다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우정에 우선권을 주어야 한다. - P206

"언어는 숨는 곳이 아니라 발견하는 곳"이라고 소설가 지넷 윈터슨은 지적했고 나한테는 정말 그랬다. 내 지하 저장고를 열어 내가 가장 취약하고 가장 통제력이 없었던 시기를 조명하자 전에는 몰랐던 공동체를 발견하게 되었다. - P326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사실상 타인으로 향하는 다리에 올라 어느 정도 다가가는 일뿐이며, 거기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는 밤마다 사샤와 말리아의 곁에 누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입을 살짝 벌린 채 잠에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작은 가슴이 이불 밑에서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들의 생각을 절반도 알지 못할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렀던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홀로 서 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그래서 아프다. - P329

인간으로 사는 일의 아픔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줄이는 방법은 있다. 우리가 두려움을 참고 더 많은 이야기를 공유할 때, 더 귀를 기울일 때, 타인의 온전한 이야기가 나의 온전한 이야기에 더해질 때 아픔은 줄어들기 시작한다. 나는 타인을 조금 더 알게 된다. 타인은 나를 조금 더 알게 된다. 다 알수는 없지만 서로 익숙한 편이 낫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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