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의 하이스트리트 -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 대한민국 6대 상권의 비밀
김성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K팝데몬헌터스 유행을 타고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넷플릭스에서 보았던 콘텐츠 그 실체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험하기 위해서다.
온오프라인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고, 몸소 체감하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은 점점 귀해지고 있다.
누군가는 '오프라인 공간의 스트리밍화'를 이야기한다. 고정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OTT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담는 공간으로서 오프라인 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팝업스토어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이미 이러한 시대를 맞이했음을 보여준다.
책에 나오는 전통의 메가 하이스트리트, 신흥의 네오 하이스트리트는 오프라인 리테일이 살아남는 이유를 말해준다.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존립의 조건이다.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상권이나 조직이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명동은 서울의 대표 하이스트리트지만, 새로운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적응하지 못하고 침체기를 겪었다. 을지로는 오래된 인쇄소와 철물점 사이에 개성 있는 카페와 바가 들어서며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p.238)
지난달 #경제경영벽돌책읽기 독서모임을 을지로 #MUT 에서 했다. 힙한 골목길 호텔어라이브 틈이 있었고, 그곳에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의 호텔이 이렇게 힙한 힙지로에 숨어있을줄이야. 1장 밸류애드에서 호텔 이야기가 나올 때 나는 힙지로 거리의 그 호텔을 떠올렸다. 호텔의 위치 자체가 힙했으니까.
호텔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숙박 시설을 넘어 다양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복합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호텔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호텔 산업의 새로운 성장 레버다. (p.47)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납작하게 하는 온라인보다 훨씬 더 매력있는 오프라인 공간에 사람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앵커'가 있다. 트래픽을 만들고 상권에 활기를 부여하는 킬러콘텐츠 같은 것.
위치보다는 이러한 콘텐츠에 의해 가치가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프라인 공간의 광고판이 된 파사드가 또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뉴욕 타임스퀘어의 파사드가 생각나는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가까이 여의도에 새로 리모델링 후 들어선 높은 빌딩에 커다란 파사드를 설치한 것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이다.
무신사 오프라인을 총괄하는 박지원 실장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폭력적으로' 노출하는 효과를 가진 물리적 공간의 가치에 주목"했다고 말한다. (p.130)
책을 읽으며 내가 가고 보았던 많은 공간이 떠올랐다. 납작한 온라인에서의 감각이 대신할 수 없는 것.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상권의 정체성은 '연결'의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상권이 도시의 다양한 요소, 즉 시간대, 계층, 문화 등과 어떻게 연결되는가에 따라 그 성격과 발전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상권은 연결성을 통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들이고, 이를 내면화하여 아이덴티티를 구축한다. 개인이 사회적 규범을 내면화해 정체성을 형성하듯, 상권도 도시의 다양한 요소와의 연결을 내면화하여 독특한 문화적, 경제적 특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p.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