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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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그 속도는 어마무시하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변화는 체감할 수 있다. 물론 그것 역시 지금 뿐이다. 


하지만 변화의 정보값이 아닌,
본질에 집중하면 역시 사람이다.  
책 역시 전반부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조망하지만, 
후반부는 팬덤, 공감, 휴머니티를 강조한다.


그 중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역시 교육이었다. 
지금의 대학입시와 교육에 대해 말은 많지만,
여전히 과거의 방법을 답습할 뿐이다. 


최근 MBC 교실이데아 다큐를 보면서,
OECD 중 유일하게 대입과 내신 모두 상대평가를 고집하는 우리나라의 경쟁이 얼마나 아이들을 문제푸는 기계로 만들었는지 생각하게 했다.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의 학생들 조차 우리나라 수능 영어를 제시간에 풀지 못하는 것만 보아도, 우리나라 아이들은 얼마나 극강의 훈련을 하고 있었는지. 과연 AI 시대에 우리는 어떤 교육에 올인하고 있는 것인가. 


또한 저자가 일컫는 '개도국 관성' 역시 우려 되기는 마찬가지다. 2017년 ICO를 금지했던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뿐이다. 이후 중국은 정부 주도의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믿고 규제하면, 뒤쳐질 뿐이다. 


혁신은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우버는 택시업계의 반발로 고전했고, 에어비앤비는 여전히 관광진흥법 상 규제 투성이다. 전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한국이 유일하게 보이는 이유다. 


작년부터 내가 참여했던 신사업 역시 금융당국의 규제로 더 이상 진행이 힘들 정도다. 스타트업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굳이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보시라고 이야기한다. 보도자료에 나오는 수많은 혁신은 보고서상일 뿐, 그 취지와 이면은 다르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답답한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물론 최재붕 교수님은 긍정적으로 잘해보자는 결론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글쎄, 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과 개인이 아무리 노력한들, 
환경이 포용하지 못한다면, 그 한계는 분명하다. 


정책을 관장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닿고, 이 분의 강의가 닿기를. 
그래서 좀 더 변화를 받아들일줄 아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우리가 재현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세계관은 확장될 수 있지만 AI 시대가 되어도 변하지 않는 건 인간이라는 본질입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평생 멈추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공부입니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인문학과 예술, 휴머니티에 대해 공부하세요.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행복한 시간인 동시에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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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필요한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브라이언 키팅 지음, 마크 에드워즈 그림, 이한음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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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9명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과학에서 중요한 건 재미,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필요 역량,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그들의 공통적인 삶의 태도였다.


특히 호기심과 재미.
사람을 끈기있게 만드는,
계속 도전하게 하는 힘.


디지털로 모든 것이 변한다 해도,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은 똑같을 것이다.


왜 아이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호기심과 재미,
자라면서 이것들이 꺾이는게 아닌지.
오늘 하루도 엉뚱한 질문에 열심히 대답해줘야지
다짐하게 된다.


```
우리는 어차피 실패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절박한 질문은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실패를 다룰 것인가, 혹은 실패 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p.63)
```


"모든 실험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학습이다." (p.61)


과학자가 실험에 임하는 자세처럼,
새로운 무엇에 도전할 때,
그리고 그 도전이 실패할 때도,
무엇을 배웠는지 알아두고
너무 아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측하지 못할 일에 대해
너무 자책하지 말고,
다시 유연하게 학습하면 된다고,
그렇게 내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최근 듣고 싶던 말이기도 했다.
책은 이렇게 위안을 해준다.


```
미국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는 별 의미 없는 시간, 별 목표나 계획 없이 흐트러진 시간을 '쓰레기 시간'이라고 부르면서 그 시간이야말로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말한 적 있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쓰레기 시간을 보낼 때 오히려 일에 유년기의 활기와 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모른다. 구조화되지 않은, 계획으로 가득하지 않은 느슨한 순간에 생각은 가지를 뻗고 새로운 발상이 떠오른다. (p.96)
```




쓸모없는 시간의 쓸모.
과학자도 마찬가지.


위대한 물리학자들이
힘든 시간을 버티고, 계속 도전하다가
경이로운 순간을 맞이할 때보다,


그들이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며
기나긴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기만 해도 위안이 되는 책이었다.



삶의 철학은,
누군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는게 아닐까.

인생의 불확실성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하지만 호기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세상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다. 나의 좁은 틀에서 정해진 계획대로 살고자 하는 대신 열린 세상 속에서 새로움을 기대하며 살아간다면 예측할 수 없었던 일 앞에서 불안해지기보다는 두근거림을 느낄 것이다. - P46

우리 물리학자들이 하는 연구의 상당수는 사실 쓸모가 없지요. 지금까지 이뤄진 놀라운 발견 대부분이 우리 삶에 아무런 직접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을 거예요. 매일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해 간다는 기쁨을 제외하면 말이죠.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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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물량공세 - 스탠퍼드대 디스쿨의 조직 창의성 증폭의 과학
제러미 어틀리.페리 클레이반 지음, 이지연 옮김 / 리더스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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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사람과 달리 기업은 타고난 수명이라는 게 없다. 자리 잡은 브랜드가 유행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면, 이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 정체된 창의성이 빚어낸 결과다. 살아남아 번창하고 싶다면 기업은 끊임없이 쇄신하고 거듭나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위험을 감수해보라고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p.65)


회사에서는 사내벤처제도 운영은 물론, 
여러 종류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한다. 


그래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된 적이 있었을까? 
아니. 그 이유는 뭘까? 

책에서는 '프로세스'의 부재라고 말한다. 

_ 아이디어 비율을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프로세스'다. (p.126)


날 것 상태의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데이터와 만나
시도되고 빛을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 
아이디어 상태로 웅덩이에 잠기거나, 
처음 아이디어는 온데간데없이
다 잘려나간채 남겨지거나. 
각 부서의 품평회에서 뚜드려 맞은 후 
사장되거나. 



책의 제목처럼 '물량공세'가 필요한데, 
그것 역시 프로세스가 온전해야 가능할 것 같다.


_ 결정된 사항은 끝까지 챙겨야 한다는 걸 프로세스에 각인시키고 늘 주시하라.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끊임없이 반복하고 강조해야 한다. (p.453)


또한 이 책에서 나오는 반복적인 이야기 중 하나는,
우연한 만남 또는,다른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라는 것이다.






아이디어 발상법 관련해서는,
책에서 나온 내용 중에 공감가는 것들이 많았다. 
과거 나의 메모를 주기적으로 검토하다보면 
좋은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  
약한 유대가 설레는 발견을 부른다는 것. 

 
또 다른 내가 가진 아이디어 발상법은, 
원문을 찾아보는 것이다. 
기사나 동영상에 그치지 않고, 
해당 원문을 찾아서 읽다보면, 
나만의 '아하 모먼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 


창의성은 언제나 화두인 것 같다. 아날로그적 사고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 같아 공감하며 읽었다.


평소에 늘 만나는 사람들을 벗어나 우연한 만남, 특히 전혀 다른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본다면, 그런 영향을 상쇄하고 귀중한 발견을 하거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인적 네트워크에 속하는 약한 유대는 루프가 말하는 ‘쓸데없지 않은‘ 정보의 흐름을 열어준다. 간단히 말해 풍부한 창의적 결과물을 내는 데 필요한 다양한 인풋은 내 인적 내트워크 ‘밖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다. - P304

하루 종일 오이만 먹어서는 피클 사업에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 인풋의 출처가 ‘동떨어질수록‘ 더 가치 있고 흥미로운 조합이 나온다.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려고 애쓰지 말고(‘보는 순간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라. 편견 없이 세상을 자세히 보고, 마음이 알아서 연결점을 만들어내게 하라.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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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해방 - 소용돌이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는 법
곽정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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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마음이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영속적일 뿐 인간의 마음에서 생겨난 모든 것은 흔들리고 변하고 소멸한다. (p.124)


마음은 계속 변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마음 앞에서 
나약한 자신을 탓해보기도 하지만,
사실 안 그런 사람이 어디있을까. 


어느 날은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다가도,
어떤 날은 기특한 아이의 말 한마디에
부족한 시간 탓을 하며 
아이에게 더 집중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그런 마음의 변덕이 
사람을 이리저리 뒤흔드는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_ 마음은 단 하나의 성질로 되어 있거나 단일한 주체가 아닌, 서로 성질도 다르고 힘도 다르고 움직이는 속도도 다른 여러 개의 동물이 합쳐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 (p.144)


나 역시 단호하게 결정하고도
흔들릴 때도 많지만, 
마음의 성질 자체가 그러한 것을. 
그것 조차 위안삼아 받아들이고
나의 마음을 잘 돌아보는 방법 밖에 없겠지 싶다. 


_ 뇌는 우리가 하는 경험에 의해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하는가에 따라 긍정적인 변화를 겪을 수도, 혹은 정반대로 부정적인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 (p164)


신경가소성,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뇌가 유연하게 변화한다는 이야기.


어쩌면 아이를 키우면서도 
계속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나를 끊임없이 변화하게 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울수록 
나의 후진 면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도 몰랐으면 얼마나 오만했겠나 싶고.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귀기울이다 보면, 
"그러게"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니, 
얼마나 모르고 살았나 싶다.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인데,
아이는 내가 마치 다 아는 사람인줄 알때,
얼마나 더 크면 아이의 우주에서 
엄마란 존재가 작아질까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나의 신경 경로를 
재구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_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또한 세상의 중심에서 나를 물러나게 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내 안의 세계가 불편한 공허에서 놓여나 고요를 맞이할 것이다. (p. 62)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와닿았다. 
불교경전의 좋은 말들이 쉽게 이해되었고, 
작가가 얼마나 애를 썼는지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편견없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탓하는 마음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아요.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탓하는 과정‘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상대가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삶을 소진하게 됩니다. 상대가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이득이 있죠? 이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탓하는 것은 이렇게 바보 같은 일입니다. 상처를 계속 들여다보는 일이 이렇게 어리석은 일이에요. 상처를 내려놓겠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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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실례
양다솔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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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적인 농담꾼. 첫 페이지부터 그녀의 매력에 홀린듯 휘리릭 읽힌다. 어떤 글이던 그녀의 이름이 보이면 이제 꼭 읽게된다. 그 매력을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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