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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실패 도감 - 위인들의 실패와 성공담으로 키우는 초등 문해력 ㅣ 쉽게 읽고 보는 도감
정상영 지음, 신응섭 그림 / 진선아이 / 2026년 2월
평점 :
모건 하우절의 <돈의 방정식>에서 "내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 편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다.
_ 나는 내 돈으로 아이들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안전망을 만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내 돈이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연료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실패하지 않으면서 실패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나는 아이들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막아주고 싶다. (p.287)
실패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모순된 마음을 품게 된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말을 건네도 결국은 잔소리로 들릴텐데.
그래서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책을 함께 읽는다.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더 많은 생각과 질문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실패도감>이 반가웠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실패를 딛고 성취를 이룬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인물당 두 페이지씩 구성되어 있어, 긴 서사를 부담스러워하고 발췌독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도 잘 맞았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과학자들부터 골라 읽었다.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꼽았다. 나는 행동도 말도 느렸던 소년이 훗날 천재성을 발휘하게 된 극적인 반전을 좋아한 것이냐고 물었지만, 아이의 대답은 달랐다.
“수학만 잘하고 다른 과목은 낙제점이었다는 게 기억에 남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시 말을 고르게 되었다.
지금의 입시 현실에서는 한 과목의 천재성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 아닌가. 무엇이라 답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게 된다;;;
두 번째로 아이가 꼽은 인물은 스티브 잡스였다. 아이폰을 만든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지, 그가 한때 회사에사에서 쫓겨났다는 사실은 몰랐던 모양이다. 성공의 상징처럼 보이는 인물에게도 실패의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 마이클 펠프스와 밥 보먼처럼 위대한 인물 곁에는 훌륭한 스승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가 물었다.
“아인슈타인의 스승은 누구야?”
“평생 스승이 없을 수도 있어. 대신 좋은 동료들이 곁에 있었대.”
책장을 뒤적이고 아이의 질문을 따라가 본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함께 찾아보고, 쉽게 일반화할 수 없는 삶의 결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이야기했다.
<위대한 실패도감>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압축해 담은 책이다. 한 인물의 생애를 깊이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여러 인물의 서사를 한 권에서 만나는 방식도 충분히 의미 있다. 숏폼 콘텐츠처럼 가볍게 읽히지만, 그 뒤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이 남는다.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실패, 그리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용기.
어쩌면 내가 아이에게 정말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그것일지 모르겠다.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일어서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