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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ㅣ 아동과 청소년 문제해결 3
김유숙 외 지음 / 이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학교!
아홉 살 소년에게 학교는 사랑과 꿈의 동산이 아니었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훈련을 하던 곳이었다. 배우지 못한 한글 읽기와 쓰기로 인해서 회초리가 아닌 매로 발바닥을 맞으면서 점차 가기 싫은 곳으로 바뀌고 말았다.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3학년이었을 때 그 지겨운 매를 맞지 않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년의 방황과 학교에 대한 두려움,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을 떠올리게 되었다.
학교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고, 은둔으로 들어가려는 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울 것인지와 그들의 부모들을 섬길지를 배우게 되었다. 점차 늘어가는 은둔형 외톨이들을 세상에 어떻게 세울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김유숙 교수는 이론을 토대로 하여, 그 이론을 중심으로 내담자를 만나고, 내담자의 문제를 철저히 현장에서 검증된 것을 독자들과 나누기를 좋아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이 분량은 가볍지만 내용은 알차며 현실에서 적용 가능하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에게 가능한 원조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그들에게 있는 무기력을 읽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을 싫어한다거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하는 공부를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학습에 흥미를 잃어버린 아이들도 있었다. 규칙을 몸에 익히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집, 그러니까 자기 방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아서 도대체 한 마디의 대화도 시도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다 은둔형 외톨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신질환이라고 몰아넣을 수도 없다. 사회구성원 중에서 ‘또 다른 모습의 인간으로 이해하면서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그래서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생각할 때는 다양성을 염두에 두면서 치료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각 개인에게 가능한 원조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니트
최근 관심을 보이게 된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의 히키코모리, 영국의 니트처럼 여러 나라에서 보이는 현상으로, 이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관계만 유지한 채 생활하려 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청년기의 발달과제, 교육체제, 가치관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면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일본의 히키코모리의 경우에는 방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는 현상이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인관계의 단절이라는 부분에 보다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릭슨은 ‘청년기의 발달과제로서 자아정체감 형성’을 주장하였고, 십년 후에는 ‘주로 대학생을 중심으로 무기력한 학생의 문제를 부각하면서 이 같은 현상을 학생 무기력의 개념으로 정리하였다.’이것들- 등교거부, 자아정체감 위기, 학생무기력은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은둔은 또 다른 이차적 정신과적 문제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은둔상태가 장기화되면 생활 선택의 폭이 줄어 정신적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므로 은둔상태에 이른 사람들이 그 기간을 장기화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그래서 ‘사회적 은둔은 사회적 자아의 미성숙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새로운 것을 초래하기 위한 번데기의 시기에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들을 볼 수 있다면 다양한 원조가 가능할 것이다.’
세상 밖에서 세상으로 끌어내는 방법
은둔형 외톨이를 세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과잉보호나 무관심으로 자녀를 대하는지 되돌아본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난 것이 은둔형외톨이 임으로 ‘능동적으로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자녀에게 인지시켜 준다.’,‘기대수준을 낮추며,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보이며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자극을 주어야 한다.’이뿐만 아니라 ‘개방적인 대화와 비언어적인 대화에도 관심을 보이고, 돕는 이들이 소진하지 않도록 자신을 보살펴야 하고, 폭력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리고 우울증도 동반할 수 있음으로 살펴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자조모임’에 참여해서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과 정보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어야 한다. 여러 가지 놀이치료와 활동을 소개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문가와 상담하면서, 놀이치료와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해서 집밖으로, 그리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게 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
쉽지만은 않은 은둔형 외톨이, 그들을 ‘세상으로 나오기가 두려운 아이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아픈 질문을, 현장 경험자인 전문가들에게 경험담을 듣고, 아이에 맞게 적용하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