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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연두 ㅣ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평점 :
청소년 성장소설을 쓰는 민경혜 작가님의 신작
<세상의 모든 연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
이 책을 읽을 때, 쇼팽의 ‘녹턴’을 들으면 두 배의 감동을 얻게 된다.
꿈을 꾸듯, 반짝이는 햇살 소리 같은, 떨어지는 꽃잎의 소리 같은 ‘녹턴’은 피아노가 이 세상에 있는 한 우리들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해 줄 것이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오빠를 둔 채아와 엄마, 이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단짝 우빈과 우빈의 엄마, 이에 반해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면서도 인성이 엉망인 주희와 그녀를 동조하는 친구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반 친구 ‘연두’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우빈의 이야기는 연둣빛처럼 푸르른 감성을 안겨준다.
우빈의 연두를 향한 마음은 초록이 짙어 단풍 들 것 같은 푸른 하늘 닮았다.
우빈은 연두를 웃게 해 주고 싶어 한다. 자폐스펙스트럼을 가진 사람들은 청년의 시절에 삶을 마감한다고 한다. 그런 아픔(?)을 가진 ‘연두의 삶에서 나는 어떤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우빈의 마음을 읽는데, 마음이 찌르르하다.
우리네 교육은 미운 오리 새끼를 백조가 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연두 자신은 미운 오리 새끼를 닮았지만, 백조가 되고 싶지 않아 한다. 있는 그대로 살고 싶어 한다. 세상 누구보다도 참 예쁜 연두에게, 우빈과 채아는, 오리 새끼로 살도록 대해 준다. 특별한 동정과 연민이 아닌 배려와 양보가 아닌 같이 있어 주는 친구가 되어 주라고 한다. 비장애인처럼 대해 주려고 한다. “그래, 특별히 잘해주지 않아도 돼. 그냥 똑같이만 대해 주면 돼. 그러니까 나를 대하듯이 연두를 대하면 된다는 뜻이야.”
“찐따는 너야! 연두는 장애가 있는 거라고!”
채아의 이 한마디는 지구를 찾아온 사람들이 꿈꾸는 ‘차별 없는 우리네 인생’을 말한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 오디션에 가기 위해 소음을 일으키며 춤 연습하던 주희, 그 음악 소리에 힘들어하는 연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주희를 향해,
“내 눈에 찌질하고 우스꽝스럽고 볼품없는 사람은... 연두가 아니고 너야, 서주희. 약한 사람의 흠을 이용해서 네가 도드라져 보이고 싶어 하는, 진짜 답 없는 찐따 관종은 너라고” 외치는 채아!
작가의 고민, 과연 주희가 변할 수 있을까?
주희와 같이 차별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변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 낮은 사람, 없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아이들보다 더 못한 어른들,
“그런데 그 사람들 전부를 다 미워할 수는 없더라. 안 그래? 그 많은 사람을 어떻게 다 미워해? 미워하기도 지쳐.”
미워할 수 없다. 장애를 가진 가족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분들이 입에 달고 사는 단어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한마음이 되어 마음이 아프다~ ‘제가 못나서 죄송합니다.’
연두처럼 하늘을 바라보니 좋다.
“정말 좋다. 바람도, 하늘도 그리고 연두 너도.... 나도 참 좋다.
연두가 웃었고, 채아도 웃었다. 그렇게 둘은 연두가 바라보는 그 하늘을 향해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작가의 마음이 이곳에 머물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함께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싶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여리여리한 작은 싹, 연둣빛 여린 새싹은 잎이 되고 줄기가 되고 나무가 되고 씨앗이 되고 또 열매가 된다. 그런데 채아는 연둣빛이라고 해서 꼭 그렇게 무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운 오리 새끼가 꼭 백조가 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연둣빛 새싹은 그대로도 충분히 예쁘니까 말이다. 짙은 녹색이 아니더라도, 빨갛고 노랗게 익지 않더라도,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지 않더라도, 연두는 연두대로 예쁘고 소중하다.”
작가의 풍성함을 읽었다. 풍성한 상상력과 자료수집, 풍부한 어휘력도 좋다.
책이 출간될수록 풍성해지는 내용과 구성,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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