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집으로 이사오기 전 옛집의, 넓던 마당 중앙의 샘에는 펌프가 하나 있었다. 그 펌프의 몸속은 평상시엔 메마른 상태로 있다가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로 붓고 물을 퍼올리면 깨끗한 지하수가 펌프질에 따라 콸콸 쏟아져 내렸다. 펌프질을 멈추고 펌프의 몸 속을 들여다 보면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물들이 반 넘어 차 있었다. 그러다 한참을 사용하지 않으면 들어차 있던 물이 아래로 다시 쑤욱 빠져 펌프 속이 비어버리곤 했다.

불의 검을 읽고 있는 내 속이 지금, 마중물을 맞은 그 펌프와 같다. 눈물이 차올라 참아내기 힘들 정도이다.

(예전 <댕기>를 사 봤을 때도 우리 자매들이 가장 기다렸던 것이 바로 [불의 검]이었다. 그러나 이후에 일본 만화들을 접하게 되면서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비발샘의 페이퍼에서 접하고 그 길로 바로 주문해서 오늘에야 책을 받게 되었다. 지금 3권을 읽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와서 더이상 가게에 앉아서는 못 읽겠다. 우는 중에 손님이라도 들어와버리면 이게 무슨 쥐망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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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3-1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읽기 시작했구나... 흐유... 난 언제 시간이 나나...ㅜㅜ

2004-03-11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3-1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것이 그렇게 재밌단 말인가요??두말하면 숨찰정도로... 전 원래 만화는 안보거든요. 왜냐 어렸을적에 한번 봤는데 이거 너무 재밌더라구요.그리고 다짐했죠. 앞으로 만화를 보지 않겠노라고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것 같아서요. 그이후~~쭈우욱 그랬는데 요새는 만화, 소설, 수필 ....많이 많이 읽으려 들고 있습니다. 가끔은 맘만 앞서서 넘어지기도 하지만..책 주문할때 한권씩 한권씩 사야겠습니다. 감칠맛나게!!

soulkitchen 2004-03-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그려, 재밌구만. 너무 재밌어서 읽는 동안 막 슬퍼져. 어뛰..이거 한 권 또 읽었네. 이제 읽을 게 여덟 권밖에 안 남았네..하믄서. 나도 일단 다 시키긴 했는데 천천히 한 권씩 볼라고.. 근데 폭스, 오늘은 기분이 좀 괜찮어? 재밌게 살자구..^^

2004-03-11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3-1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력당!차력당!! 헤헤~~ ^^

비발~* 2004-03-1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폭스 웃응께 조타~^^

비로그인 2004-03-1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비발샘 좋아요!!

2004-03-11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11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11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11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11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