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호야, 니 저 밑에 엎드려 볼래?"
그러나 아우는 상기된 얼굴로 나의 속내를 꿰뚤어 본다는 투로 대꾸했다.
"히야가 내 등때기 밟고 올라설라꼬 그래제?"
"살짝 밟는다."
"내사 몬할따."
"내가 엎드리고 니가 올라서면 니는 키가 안 자라서 안 된다 카이."
그러나 아우는 나를 엉뚱한 쪽으로 몰려 하고 있었다.
"엄마가 곧 올 긴데."
"엄니 오자면 아직 채로 멀었다."
"내 등때기가 빠개질 긴데."
"안 빠개진다."
"내 숨통이 막힐 긴데."
"안 막힌다."
"내 허리가 부러질 긴데."
"안 부러진다."
"내가 죽을 긴데."
"니 자꾸 안달 굴래?"
"다락 속에 있는 거 축내면 엄마가 당장 알 긴데."
"축 안 내고 보기만 한다."
"보기만 해도 엄마가 알 긴데."
"건드리지도 않는다."
"니 죽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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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반편의 대화>
"거짓말하면 똥구멍에 털 난다 카던데요."
"똥구멍에 털 나는 거는 걱정 마라. 내가 뽑아 줄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