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플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맷 데이먼이 my funny valentine을 부르는 장면이었다. 잔뜩 주눅이 든 듯한 내성적인 목소리로 주드 로의 눈치를 봐가며 부르는 my funny valentine..오르가즘이 이렇게도 오는가...아주 편안하면서도, 살짝 흥분된다.  

맷 데이먼의 소리가 그럴진대..이 사람 쳇 베이커에 이르면 어떻겠는가...반주도 없이 부르는 blue room이나, Spring is here는 그가 은밀히 내 귓가에 불어 넣는 소리만 같다. 그의 입김으로 귓속이 젖어들 것 같은 기분. 오늘같이 혼자서 술을 취하도록 마신 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트럼펫 연주자인 "베이커의 노래는 카멜레온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 소리는 한편으로 순수하게 낭만적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겁에 질린 듯, 연약한 듯 하면서 모든 감정에 무감각해진 느낌마저 든다. 사람들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얼굴을 보며 그에게 더욱 가까이 가기를 갈망한다." 큰 따옴표 속의 글은 그의 이 앨범 부클릿에 적힌 글이다.

나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얼굴을 보며, 그에게 더욱 가까이 가기를 갈망하지만 그는 이런 얼굴이 되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다.


전인권 3집 곡 중, 이런 가사가 생각이 난다. 세월이 그렇게 했다. 그도 모르는 새..

폼나게 my funny valentine을 올리고 싶지만 나는 여전히 노래 퍼오는 걸 못한다. 그래서 나 혼자만 듣고 있다. KIN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oulkitchen 2004-01-20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인권 3집 하니까 또 생각이 나는데, 나는 이 앨범을 두 개나 사야했다. 케이스가 따로 없이 화보집 안의 종이접이 봉투에 씨디를 끼우게 되어 있어 넣고 빼다 스크래치가 많이 나서..줸장..힛..꼬리에 꼬리를 무는 음악 듣기. 이거 쓰다 갑자기 전인권 듣고 싶어 전인권 씨디 넣었다. 내가 쳇 베이커에 대해 이렇게 대충 글을 쓰면 안되는데...이건 쳇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췟...쏘리~암튼 이 글로, 아래의 "흐린 가을 하늘에 떼로 쓰는 편지"는 담 칸으로 넘어 갔다. 휴..느닷없이 들이닥치는 음악은..좆치안타. (술을 끊는니, 숨을 끊지...에혀...또 술먹고..)

비로그인 2004-01-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울키친님, 처음 뵙습니다. 엇그제 할머님 이야기 듣고 가슴이 뭉클했어요. 오늘 쳇 베이커 이야기를 쓰셔서 덕분에 저도 지금 벅스에서 찾아 듣고 있어요.(안 들리신다니 음악 주소 지웁니다. 굳모닝입니다.)

비로그인 2004-01-20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쳇 베이커의 음색은 멜랑꼴리해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해요. 아무래도 진한 커피향이 나는 흑인 보컬보다는 모던한 면이 있긴 한 것 같아요. 전 제대로 들어본 째즈보컬은 별루 없구요, 째즈피아노 연주자 중에선 키스 쟈렛을 좋아해요. 키스 쟈렛의 [ 더 쾰른 콘서트] 강추요~!

비발~* 2004-01-2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싸~ 링크 찾았당~

soulkitchen 2004-01-2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레날린느 님, 반갑습니다. 쳇 베이커 목소리 참 좋죠? ^^ 근데 음악이 안 들려요 T^T
복돌이 님, 키스 쟈렛 좋아요? 웬 젊은 아이가 키스 쟈렛 앨범을 싸그리 사 갖고 간 후에 이거 주문해도 잘 안 들어오는데...그 친구도 사 가며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전 잘 모르는데..흠..[더 쾰른 콘서트]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저는 걸걸한 흑인 여자 보컬들 좋아해요. 특히, 니나 사이먼!은 운동할 때도 들을려고 MP3에 따로 담아 놓기까지 했습니다. (보통 운동할 때는 격한 음악만 듣는데 니나는 모든 것에서 열외) 디나 워싱턴이나 빌리 할리데이도 뭐 가끔 꼴릴 때 듣고, 생각 외로 엘라 핏제랄드는 별로였구요. 제가 가진 음반들 하나씩 사진과 함께 리뷰를 올릴 계획을 갖고 있으니까 기대해 주세요~라고 말은 해도..뭐..워낙 글이 짧아서뤼...^^a

비로그인 2004-01-20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소라가 자주 불러서 좀 식상해서인지 misty의 엘라 핏 제랄드는 제 개인적인 생각에도 영혼이 담긴 목소리는 아니에요. 아, 이 거창하게 영혼까지 운운하는데에는 다른 건 몰라도 왠지 째즈라는 쟝르에는 그 의미가 각별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힘겹고 오랜 고난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글고 키스 쟈렛의 이 음반(지금 듣고 있어요, 아 와인에서 맥주로, 땅콩에서 멸치로 안주가 바꼈어요)제목의 어휘가...에...그러니까...쾰른이 맞는 지 모르겠어요. 'KOLN' 의 O위에 용비어천가 방점과 비슷한 점 두개가 가로로 나란히 찍혀 있거덩요. 독어인가, 아랍어인가, 아님 외계어인가, 도대체 이게 무슨 어휘란 말이더냐! 사견이지만 키스 쟈렛은 조용하면서 서정적으로 흐르다 걷잡을 수 없는 열정적인 극점까지 사람들을 몰고 가는 건반을 누르는 힘, 그 힘에 매력에 있습니다. 마치 관객과 피아노를 두드리는 주체까지 모두 몰아지경에 빠진 듯한...(받아 적으시죠)

비발~* 2004-03-1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잔 같이 하시죠~ 원래는 대문 그림으로 하려고 했는데 사이즈가 안 맞더라고요~


음악도 나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