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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전쟁 같은 사랑의 기록
캐롤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별 다섯개를 망설임없이 준 책이라니.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시는(안 마시는)사람이지만, 술 중독자들에게 당한 일들은 책으로 쓰고도 남을만큼 많이 있다.
이 책은 십대 때부터 술에 빠져서 알콜중독 말기까지 가버렸던 한 여자의 알콜중독에 관한 회고다.
제목에서 언뜻 보이듯이 저자는 술을 '사랑'했다. 무척이나 청아하고 담담하게, 지난 첫사랑을 적어놓듯이 쓴 알콜중독 수기다.
별 기대않고 들추었던 책이어서인지 다 읽고 나서 넋이 좀 나가있었다.
읽는 중간에는 가슴이 뛰기까지 했다. 글때문에 저자까지 궁금해지는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완전히 빠져버렸달까. 수려한 번역까지 어우러져 멋진 책이 나왔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중독자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긴 하지만, 결코 교훈을 내세우지도, 자기 연민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많은 걸 알려주는 책이다.
감히 말하자면, 가슴에 상처를 품고 어떻게든 잊어보려 엄한 짓을 해본 이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