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의 연인
아사다 지로 지음, 김윤희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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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이 나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아사다, 로 검색해서 알았다. 그래도 지금이 8월이니 나온지 2달 되었구나. 다행이다.

장미 정원. 내가 읽어본 지로의 단편은 이것 하나 뿐이다. 호흡이 긴 이야기들을 주로 읽다가 단편을 읽으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장미 정원은 그래도 단편 + 중편 이었던 것에 비해 이 책은 정말 단편들이다.

-월하의 연인
-한여름 밤에 생긴 일
-고백
-적당한 아르바이트
-소슬한 바람
-잊지 못할 여인숙
-검은 숲
-회전문
-동거
-그대를 만나고 싶어요
-겨울여행

월하의 연인이라 하니 야자와 아이의 하현의 달이 떠오른다. 환상적인 스토리라는 점에서 분위기도 비슷하다. 무섭고, 섬뜩한 것을 읽지 못하는 나인데 지로는 다르다. 현실속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라 등골이 아찔해져야 마땅한데 귀신을 귀신이라 부르지 않는 지로이기 때문일까? 전혀, 조금도 무섭지가 않았다. 그리고 지로 특유의 따스함,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중은 정말이지 감탄스럽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 친구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알아가면 현재가 이해되고 그러면 미래도 왠지 느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단편들 거의가 열린 결말이다. 뒤쪽으로 갈수록 결말이 열려 있어서 몇번이고 다시 읽기도 했다. 뭐지? 뭐지? 내가 빠뜨린 부분이 있었나? 책은 독자와 작가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 누가 얘기했던가? 정확하게 지로가 의도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장미정원과도 다르고 그 전의 흥미진진한 모험담과 조직폭력배의 코미디 감동 실화류도 아니다. 신비로움, 열린 결말, 판타지. 태그를 붙이자면 이쯤 되려나?

그래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여전히 깔려있다.

여태까지와는 조금 다른 아사다 지로의 새로운 단편집.
여전히 난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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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세트 - 전2권
공지영.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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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상마에게서 빌린  이 책의 앞장에는 상마가 그리 써두었다. "사랑 후에 오는 것은 뭘까? 라고.
하도 띄엄띄엄 읽은 덕분에 내용 역시도 띄엄띄엄 약간의 이미지만 남아있는 이 책. 츠지의 후기를 읽고 나는 조금 정리가 되었다. 이 책은 '한일 우호의 해'를 기념해 만들어진 책이다. 그러한 사정을 알고나니 이 책은 전혀 연애 이야기로 다가오지 않고 홍이와 준고의 이야기가 마치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두 사람 연애의 시작도, 싸움도, 불화도, 헤어짐도, 그리고 다시 만나 확인하는 옛 감정도. 그리고 그 옛 감정을 확인하기 위해 거쳐야 할 사과와 화해의 과정 역시도. 홍이와 준고가 일본의 역사적 사실들로 인해 마지막 크게 싸우고 헤어졋던 것처럼, 한국과 일본도 ... 라고 말하기엔 조금 비약이 크다.

지금, 일본은 사과를 거부하고 있고 한국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CNN의 투표가 여러가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또 다시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의 힘겨루기 한판이 되어버렸듯 한국과 일본은 또 다시 옛 일을 두고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 홍이와 준고는 결국 화해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다시금 경계와 냉정한 분위기로 휩쓸려 가고 있다. 되돌리기 힘들 강을 또 한번 건너고 있다.

국가와 개인은 엄연히 달라서 준고와 홍이가 꼭 한국과 일본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나는 자꾸자꾸 이 책의 두 연인들이 한국과 일본인 것만 같았다. 준고가 홍이가 떠나버린 7년 동안 반성하고, 후회하고, 애닳게 기다렸듯이 일본도 되돌아봐주고, 반성하고, 화해를 청하면 좋을텐데, 라는 것은 한국인인 나의 생각이겠지.

국가를 떠나서 내가 좋아하는 츠지군. 공지영씨와 주고받으며 써내려간 이 책은 비슷한 형식으로 써 내려져간 냉정, 열정과는 느낌도 많이 다르고 방식도 좀 다르다. 두 국가가 다른 작가들의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겠다,라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 츠지의 후기에서도 말했듯 말이다. 둘다 서로의 개성은 살리면서 작업했으나 ... 글쎄. 츠지는 주로 옛일을 적고 홍이는 현재에 대해 언급한다. 컨셉인가~? 내가 띄엄띄엄 읽은 탓인지... 이렇게 둘이 만나서도 결코 행복하지 않겠단 생각이 드는 것이, 칠년 동안 둘다 성숙해졌겠지만 20대 초반의 기억만 가지고 20대 후반의 현실에 부딪히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하는 생각.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남은 것은 결국 미련이었다, 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 결국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별' 인가 보다. 사랑 후에 남는 것은. 사랑 후에 남은 미련에 또 다시 만나도 결국 결론은 같다는 것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보다. 상황은 사람을 변하게도 하지만 변한 상황은 그 때의 감정을 불러주지 않으니까.

그의 말 한마디가 마음을 조금 상하게 한 어느날 밤, 쉬이 잠이들지 못한 채 스탠드를 켜놓고 이 책을 읽었더랬다. 마침, 책 속의 두 연인도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며 끝으로 향해가고 있더라. 더욱 마음이 상하다가 느지막히 잠이 들었다. 그 때, 이 부분을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했다 안 했다 라는 싸움이 끝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이 관대하게 양보하는 여유와 배려가 필요했다"

사랑은 어차피 불공평하고 최대한 냉정하게 생각해서 잘잘못을 따진 후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빨리 사과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은 시간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참 힘든 일. 서로 보듬어 주기도 힘든데 서로 상처주기 바빠서는 안되니까. 시간이 아까우니까.
그러니까, 이런 일 자체가 서로에 대해 굉장한 믿음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런 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 가끔 궁금하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연애가 가능한지.

아무쪼록, 츠지군 이번엔 별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진 않았고, 다음 작품을 기대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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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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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방금 책을 다 읽었다. 백원담의 역자 후기를 읽기도 전에 냉큼 적어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찔끔찔끔 읽을 수 없는 책이 있다. 벽제에서 광화문으로 오는 703번 버스 안에서 몇번이고 눈시울을 붉히다가 냉정을 되찾고 지금까지 쭈욱 다 읽어내려갔다. 아, 한스러운 인생이여.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나서 그 개운했던 기분. 가난이 일구어낸 애절한 아픔과 그러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토록 개운했을리가 없는데. 신기하기도 하지. 정말 위화에게 한번에 반해버렸었던 책이 바로 허삼관 매혈기였다.

살아간다는 것, 영화 인생으로 제작됐던 작품이다. 인생은 보지 않았지만 안보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책으로는 그저 상상일 따름이지만 직접 봤을때의 그 처절함은 쉬이 감당할 수 없는 그것이리라. 내가 겪어보지 못한 가난, 배고픔, 굶주림, 그리고 죽음. 역사의 뒤웅박에 흔들린 인생. 그래도, 살아있다, 살아간다, 살아진다. 내 생각에 원제목인 活著는 살아진다, 가 아닐까 한다. 내 의지로 살고 있는가 하면 또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살아지니까 살아지는거다. 죽을 수 없어서 살아지니까.

그래도 사람의 훈훈함이 있다. 중국어로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명쾌한 문체에 딱딱 떨어지는 문장들. 경쾌하기까지 하다. 어긋나지 않는 비유들, 문학적인 아름다움이라고까지 할 순 없지만 가슴이 메인다. 아주 짤막하게 가슴이 메인다.

"나는 안다. 황혼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두운 밤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리라는 것을. 나는 광활한 대지가 바야흐로 결실의 가슴을 풀어헤치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것은 부름의 모습이다. 여인이 자기 아이들을 부르듯, 대지가 어두운 밤이 내리도록 부르고 있는 것이다."

-294p <살아간다는 것> 위화.

좋은책, 고맙습니다. 소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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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까지 100마일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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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의 천국까지 백마일 -

책 다 읽고 역자 후기가 있는 페이지에 사람들이
자신들의 감상을 적어두었다.
인물인물마다, 자신이 맘에 들었던, 공감했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적어 두었다. 

이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기 때문이었을까?
누군가 시작했을지 모를, 그 행동에, 그리고 이렇게 이어짐에
읽고나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책이란 것은, 정말, 이럴때 자신의 소용가치를 다 하는 것일지도.
진정, 마음의 양식이란 것은, 이런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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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영화 보셨어요?
연을 쫓는 아이
칼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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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양 작가들의 이름은 외워지지도 않고.
더구나 아프가니스탄 작가였다. 몰라 ;  

연을 쫒는 아이.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침대벽에 베개로 등을 기대고 한숨에 읽어내려갔다. 아주 오랜만에 꽤 두꺼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영어로 씌여져 번역된 책을 보았다. 

서양 소설들은 스케일이 크고, 다루려는 메세지도 참 크다.

전쟁이, 세계가, 힘이, 권력이 힘없는 자들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그 안에서 어떻게 희생되었는가. 를 읽다가.

작은것에만 둘러싸여 살고있는 나머지 참 작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랑은 상관없잖아,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쨌든, 한 사람의 유년기부터 중년기까지를 다루며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우즈베키스탄과 미국, 팔레스타인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스케일 큰 이야기. 
 

별로 기억이 날 것 같진 않다.

아마존에서 권장하는 청소년이 처음 읽는 성인소설.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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쌘드 2007-08-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즈벡이 아니라 아프카니스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