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하우스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토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일상에 대한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 '오가와 이토'의 이야기에 대한 나의 정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름의 깊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그들은 그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훈훈한 치유의 이야기! 그래서 이야기는 잔잔한 파고를 남기면서 무의식 속에 깊은 잔영을 남기는 듯하다. 절로 서가에 꽂힌 책에 손이 먼저 반응하니, 여전히 나는 내 일상에서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알면서도 다시 펼쳐들고, '그렇지!'하면서 마지막에는 충만함으로 가득한 웃음을 머뭄게 된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의 연속이면서 잔잔한 깨달음의 일상이라는 것을...

 

'오가와 이토'는 일단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들로 시작한다. 『트리 하우스』역시 날벼락 같은 남편의 사라짐으로 시작한다. 휴대전화조차 집에 남겨두고. 그 당혹함과 상실감, 황망함! 자극적인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지면서 어떤  이야기를 속삭여줄지 기대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야기 속에 특별한 사건과 사고가 없다. 오히려 너무 없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차분한 어조 속 아기자기한 감상이 이야기를 이끈다. 그렇게 다시 일상의 복원력이라고 할까? 별다를 바 없는 우리의 일상, 그 속의 자잘한 상처 받음과 상처줌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마음을 갖게 된다.

 

홀연히 사라진 남편, 그리고 남편과의 추억의 장소로 떠난 여행! 삶의 반경이 너무도 협속했던 주인공 '마리아'가 안고 있는 상처들 그리고 임신! 생명의 탄생의 순간들과 죽음의 순간이 교차하면서 한해를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상처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끊임없이 토끼눈을 하고 두리번거리지 않았던가!

 

이야기의 주된 공간은 츠루카메 조산원이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하다. (왠지 트리 하우스란 제목이 낯설다) 조산원에서 펼쳐지는 생경한 풍경이 다사롭게 다가온다. 옮긴이의 말처럼 우리내 현실과는 동떨어진 공간일 듯하여 왠지모르게 아쉬움도 가득하다.

 

오가와 이토! 흔들림없이 하나의 일관성을 가지고 관계 속에서 회복하고 성장한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삶은 상실과 상처 그리고 관계 속의 회복과 치유의 과정이 아닐까? 찬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커피향같은 우리들의 이야기! 그 일상이 절로 고마워지는 시간이었다.

우리내 주변을 감도는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마음을 열고 그 울림에 귀를 기울이기에 좋은 시간일 듯하다.

 

사미처럼 부모가 살이 있어도 고생하고, 마리아처럼 부모를 몰라도 고생하고, 파쿠치처럼 부모를 사고로 잃어도 고생하고, 나처럼 부모가 사라져버려도 고생해. 뭐지, 이런 건? 가족이란 끈도 되지만, 자칫하면 속박이지. 그러나 우리는 피는 흐리지 않지만 많음의 형제나 자매를 만날 수 있었잖아. 그러니 신은 평등하게 준 게 아닐까. -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