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무모한 듯한 '연습'의 가치! 고민하고 노력하는 삶은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지금의 나에게도 역시!

 

때로 타인과의 부대낌이 힘들어 아무런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무감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정서적 장애를 가진 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솔직히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특히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을까? 어떤 사건이 아니라면, 그리고 사이코패스등등의 단어를 떠올리게 될 뿐이지 않을까? 솔직히 정말 무감함. 표현 불능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저 내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참으로 소통하기 어렵다며 투덜될 때가 있었을 뿐. ‘공감능력이 부재할 걸까?’하면 나 자신을 자책할 때가 간혹 있었을 뿐. 그렇게 일순간의 단상일 뿐이었다. 

 

소통이 강조되고, 공감 능력이 화두인 시대, 우리는 얼마나 공감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 속에서 연습하고 고민하고 노력하며 살아갈까?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멀먼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245)

 

우리는 타인의 아픔을 그저 이미지로 기억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아닐까? 그저 거리감을 느끼면서 무관하게 살아서 다행이라며 안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새삼 아몬드를 읽으며, 자각하게 된다. 타인의 아픔에 작은 손길을 내밀 수 있는 마음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작은 실천조차 머뭇거리게 된다. 내 안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공포와 두려움에 대한 본능적 머뭇거림이 무엇인지 되돌아본다.

 

아몬드라는 책을 안지는 오래지만, 청소년소설이라 외면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 과연 어른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가볍게 술술 읽히면서 단숨에 읽지 않으면 좀이 쑤실 것 같은 하루였고, 오늘의 여유가 참으로 고마운 하루였다.

 

상식’, ‘보통’, ‘평범이란 단어들을 떠올려본다. 생각과 행동이 다르면 내가 가진 상식이라는 것을 의심하면서 공감을 원하고, 더 나아가 상식 이하의 사람이라면 거친 말을 쏟아내기 일쑤다. 타인의 대한 편견에 갇혀 스스로를 더욱 힘들 게 하는 것은 아닌지, 감정을 일순간에 쏟아내며 일그러지는 나의 험한 얼굴을 떠올려본다. 조금은 무감하게 타인을 지켜보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 벌기를 해봐야겠다.

 

끊임없이 연습을 통해 조금은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지혜는 과연 어린 친구들에게만 필요한 것일까? 때론 예기치 못한 사건들, 전혀 인과관계 없이 불쑥 흘러가는 시간들 속에서, 나의 생각이 흩으러지려 할 때, 윤재를 떠올리게 될 듯하다. 함께 수다 떨고 싶은 책, 아몬드이다.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 책이 있어 소개해 본다.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꼴찌들이 떴다!(양호문, 비룡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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