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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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두근두근 내 인생>이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선뜻 나의 손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여러 번의 읽을 계기를 있었음에도 다른 책들에 밀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출간된 지 반 년 만에 드디어 오롯이 내 마음 속으로 단 번에 와락 안겨버렸다. 그렇게도 ‘봐 달라’고 아우성치던 책의 몸부림을 외면했던 지난 시간들이 후회막급이다.

 

홀딱 반했다. 낯익은 제목 하나에 슬며시 한 번 펼쳤다가, 이내 사로잡혔다. 눈도장 찍어둔 제목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가늠하지 못했다. ‘열일곱’이란 나이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라는 프롤로그를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짐작하지 못한 채 애가 타고, 호기심만 샘솟았다. 그리곤 웃다가 눈물범벅이 되었다가, 환희에 들떴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아찔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슴 속이 뜨끈해졌다. 두근두근 심장이 요동치고, 온 몸의 세포들이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바로 우리의 인생을 다시금 뜀뛰게 한다.

 

<두근두근 내 인생>, 오랜만에 이 한 권의 책으로 든든하게 보약 한 채 장만한 듯하다. 앞으로의 내 삶이 잠시 잠깐 머뭇거리고 푹 주저앉고 싶을 때, 한 번쯤 시선이 머물면서 위로를 얻을 듯하다. 아니, 어떤 삶이 놓일지라도 두근거리는 셀렘과 당당함을 온몸에 새겨진 듯하다.

 

나는 서른넷의 무게감을 몸마저 감당하지 못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두려움과 절망감에 갇혀 시간을, 삶을 허비한다며 자책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여전히 나는 나를 다스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두려움을 안고도 어떻게 두근두근 설렐 수 있는지 '아름'이가 내내 이야기해준다. '아름'이의 슬프면서도 유쾌한 이야기가 주저하며 망설이던 숱한 생각들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 내게 용기를 주었다. 숱한 잡념들이 일사불만하게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동안 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삶의 다른 모습, 그 진정한 가치에 눈을 뜨게 되었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에 벅차면서, 아름이의 이야기가 오롯이 내 것인 냥 가슴 깊이 파고든다. 폭발하듯 삶의 에너지가 터져 나와 우리를 들뜨게 하는 책, <두근두근 내 인생>이 나는 참 고맙다. 다른 이들과도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가 아닌가! 올해는 선물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모두가 '두근두근 내 인생!'하며 자신의 삶을 긍정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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