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시의 승리? 과연 도시는 승리했을까? 그렇다면 도시가 낳은 많은 문제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우리의 현실을 고려해도 도시가 갖는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턱없이 비싼 물가, 주택난, 환경오염과 교통 등의 일상생활 전반에서 우리는 도시의 풍요와 행복을 누리고 있을까? 그렇다면 저자는 왜, 어떤 근거로 도시는 ‘궁극적으로 승리한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것일까? 기존 우리가 겪는 여러 고통과 상반된 도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무척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그리고 내가 사는 이 공간, 그리고 그 매커니즘에 대한 호기심도 이 책 <도시의 승리>로 이끌었다.



저자는 ‘도시’라는 물리적 공간을 유기체로 바라보듯, 도시의 흥망성쇠를 논하고 있다. 또한 여러 도시의 사례를 들면서 그의 주장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었다. 한편, 고도 제한 등의 여러 규제를 풀어 개발 건설을 옹호, 아니 찬양하는 수준이었다. 도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도시로의 집중과 선택-고밀도 도시-가 훨씬 더 푸른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이색적이었다. 환경과 도시를 ‘교통’이라는 요소만을 고려한 듯한 그의 일관된 주장, 더 나아가 아스팔트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논지에는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끌고,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인적 자본은 성공하는 도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었다. 사회적 동물로써의 인간은 상호 능력을 보완, 경쟁함으로써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되고, 이러한 학습의 집중과 선택은 ‘도시’라는 공간에서 더욱 극대화된다는 ‘지식을 확산시키는 도시’의 긍정적 측면에 크게 마음이 움직였다. 또한 도시가 갖고 있는 여러 문제들, 특히 도시의 공동화 현상. 스프롤 현상에 대한 여러 대안, 나름의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저자의 논리에 기대어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결코 만만한 시간은 아니었다. 때론 기존의 생각들과 수시로 부딪히며 더디게 읽혔다. 그리고 저자의 논지에 반박하고 싶은 많은 생각들과 어느 정도 타당한 논리, 수긍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주장이 팽팽한 긴장감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책을 읽는 동안,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도시의 진정한 가치, 의미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으로써의 도시가 갖는 장점, 풍요와 행복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물론 도시의 문화적 풍요로움에 이끌려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부제처럼 ‘진정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진정 도시의 승리를 외치는 그의 주장이 우리를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까? 여전히 피부로 느껴지는 산재한 많은 문제들이 저자의 낙관적 전망보다 훨씬 커 미심적은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도시가 인간의 집적 장소로 기능하면서 아이디어가 샘솟고, -디지털의 발달에도- 사람과 사람의 상호 교류(직접 대면)를 통해 놀라운 창조성과 혁신을 이룬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도시의 풍요와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는 도시를 떠날 수 없는 유일한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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